[Money&Life]금값 상승, 브렉시트 효과?… “안전자산으로 여전히 매력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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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투자

자료 : 블룸버그 , 미래에셋대우
자료 : 블룸버그 , 미래에셋대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국제금값이 연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금값이 오르면서 금펀드의 수익률도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시장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효과’가 사라져도 안전자산으로 금의 매력은 여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렉시트로 탄력 받은 ‘금값 랠리’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금값은 온스(31.1g)당 1322.50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말 대비 약 25% 상승하며 2014년 8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국제금값은 올해 초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2월 초 온스당 12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최근 헤지펀드계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가 투자하면서 금은 더욱 주목받았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는 세계 최대 금광회사인 배릭 골드의 주식 1900만주와 또 다른 금광회사 실버휘턴의 주식 100만 주를 사들였다.

하지만 금값을 끌어올린 가장 큰 변수는 브렉시트였다. 6월 들어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국제금값은 이달에만 약 9%(27일 기준) 치솟았다. 24일 브렉시트가 확정되자 금값은 하루 만에 약 5% 급등하며 온스당 1320달러로 마감했다.

국제금값 상승에 국내 금시장도 들썩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KRX금시장에서 금 1g의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58% 오른 5만200원에 마감했다. 금 시세가 1g당 5만 원을 넘은 것은 2014년 KRX금시장이 문을 연 이래 처음이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발표된 24일에는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62.92kg의 금이 거래됐다. 금 1g 가격은 전날보다 5.04% 뛰어올랐다.

금펀드 수익률도 고공행진


금값이 상승하면서 금펀드의 수익률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금펀드는 실물 금 투자에 비해 투자비용이 적고 소액 투자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도 손쉽게 금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7일 현재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국내에 설정된 금 관련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33.02%였다. 클래스 대표 펀드 기준으로 살펴보면 총 10개의 금펀드 가운데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인버스ETF(―29.76%)를 제외한 9개 펀드가 모두 두 자릿수 수익률을 냈다. 인버스펀드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상승하면 펀드의 수익률은 하락하는 구조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블랙록월드골드 펀드로 연초 이후 67.32%의 수익률을 보였다. IBK골드마이닝(61.05%), 신한BNPP골드(59.21%) 등 5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펀드도 4개나 됐다. 수익률이 오르면서 이 9개 펀드에 5월 한 달에만 32억5500만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브렉시트 효과’ 사라져도 금 투자는 매력적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여파로 당분간 ‘금값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의 EU 탈퇴 협상 과정과 다른 유럽국가로의 전이 가능성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손재현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원은 “브렉시트 여파가 사라진 뒤에도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탓에 안전자산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며 “연말까지 금값이 큰 폭의 상승이나 조정 없이 온스당 1300달러 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금값이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브렉시트로 인해 세계 각국의 통화완화 정책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하반기 귀금속 수요가 커지는 계절적 요인도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힌두교 축제기간인 9∼11월은 세계적으로 금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다. 여기에 연말시즌 선물 수요가 겹치면서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금 수요가 높다. 여기에 금 공급량 감소 가능성도 금값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금 생산량이 향후 5∼10년 감소할 것이란 전망 등 공급 부족 이슈까지 겹치면서 장기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금 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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