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c Review]㈜유니온, 변화하는 기업-따뜻한 사회를 꿈꾸다

  • 동아일보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주업에 집중한 경영 빛나
㈜유니온, 국내 부품산업 이끌며 40년 성공 신화

경영학 구루로 널리 알려진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교수는 ‘영속적인 기업은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과 주업(Main Business)에 대한 집중을 통해 완성된다’고 말했다. 이는 변화가 심하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연한 변화와 확고한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물론 이 같은 요소를 두루 갖추기란 쉽지 않다. 100년의 전통을 이어오던 ‘필름 분야의 강자’ 코닥도, 세계 정보통신 분야를 호령하던 ‘휴대전화 제국’ 노키아도 결국은 혁신의 뒤안길로 접어들고 말았다.

그런데 크리스텐슨 교수의 말을 그대로 실천하는 우리 기업이 있어 화제를 모은다. 1976년 7월 유니온전기공업사로 문을 연 이래, 국내 부품 산업을 이끌어온 ㈜유니온(대표 강대창)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올해로 창업 40주년을 맞은 이 회사는 주도적인 혁신과 변화를 통해 우리 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끊임없는 변신과 본업에만 충실한 뚝심으로


‘국내 부품 제조 분야의 리딩 컴퍼니’로 알려진 유니온은 설립 이래 한 가지 품목에만 집중해오지 않았다. 그건 주업이 없어서가 아니라, 시류와 수요 변화에 능숙하게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부품 산업은 10년 주기로 아이템이 바뀐다. 그때마다 유행하는 기기나 일정한 시장성을 확보한 분야에서 수요가 나온다.

이에 따라 유니온은 시장 상황의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주력 부문의 변신을 꾀했다. 1970년대 냉장고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했지만, 이후 80년대는 카메라 플래시 부품을, 또 90년대에는 디지털카메라용 LCD 부품을 내놓았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는 스마트폰 부품으로 전환해 이를 중점적으로 생산해왔다.

“이 모든 건 변화가 화두가 된다는 사실을 일찍이 간파하고 호환성이 뛰어난 기계를 보유한 덕이 컸습니다.” 강 대표의 말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여러 번의 변신 속에서도 그가 바꾸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겉치레에 열중하는 사업을 멀리 하고 본업에 충실하자’는 창업 정신이다. 이는 새마을운동 연수원에 걸려 있던 ‘겉치레보다 실속 있는 생활에 주력하자’는 글귀를 보고 그가 갖게 된 가치관에서 연유한다.

그동안 유니온에도 다른 사업에 대한 유혹이 많았다. 혹자는 다른 회사를 인수해 새로운 분야로 뛰어들라고 주문했고, 누군가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외연 확장에 주력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하지만 강 대표는 한눈팔지 않고 내부 관리를 보다 철저히 했으며, 다른 사업에 대한 투자보다 핵심 생산설비의 증설에만 집중했다. “이상은 높게 현실은 착실하게 살아야겠지요. 경영자는 항상 빚지기를 두렵게 생각하며, 내실 있는 조직 운영에 집중해야 합니다.” 겉보기가 중요해진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그 말의 울림이 유독 크게 느껴졌다.

직원을 가족같이, 소외된 이웃까지 보듬어


사실 유니온은 직원들을 가족처럼 소중히 여기며, 폭넓은 복지제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전 직원에게 자녀의 고등학교, 대학교 학자금을 지원하는 등 직원들이 더 열의와 애정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빛을 발한 덕인지 유니온에는 퇴사자가 거의 없다. 대부분이 장기근속자로, 이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는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 하나 잘사는 것보다 직원들과 나누면서 사는 게 곧 기쁨이고 행복입니다.” 평소 직원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강 대표의 말이기에 더욱 진심으로 다가왔다.

회사 운영 외적으로도 강 대표는 늘 바쁘다. 바로 법원과 검찰, 그리고 기업 대표 등 300여 명이 자문위원과 회원으로 참여하며 보호관찰이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고 장학금을 제공하는 ‘법사랑 모임’의 회장직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그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시켜주거나, 문제 있는 학생들의 갱생보호 자활을 지원해 이들이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를 통해 그는 기업 대표가 아닌, 사회의 어른으로서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친다. “우리의 작은 노력으로 사회에 커다란 나비효과를 만들어냈으면 합니다.” 기업 운영에 더해 사회적 활동까지 게을리 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 사회적 책임감의 진짜 의미를 알 수 있었다.
 
■ ㈜유니온 강대창 대표 인터뷰
“병역특례 제조업 활용 등…중기 비용절감 대책 절실”


“어려운 경제 사정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들을 정부가 적극 지원해줬으면 합니다.” 강대창 ㈜유니온 대표에게 정부에 바라는 점을 몇 가지 요청하자, 그는 지체 없이 우리 중소기업들을 걱정하는 말부터 쏟아냈다. 그 이야기에서 유니온만이 아니라 우리 중소기업, 나아가 우리 경제에 대한 진한 관심과 애정이 느껴졌다.

“현재 우리 경제는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로 인해 인건비 부담이 너무 큰 편이죠. 아무래도 중소기업들의 가장 큰 고충이 비용 요소인데, 세금에 더해 최저임금까지 인상된다는 소식은 중소기업 운영자들의 부담을 너무 크게 만듭니다. 인건비가 오르면 제품의 생산 단가가 올라가고, 그러다 보면 아무래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지죠. 이는 곧 우리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 하락을 의미합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들었던 그 순간에는 ‘뻔한 볼멘소리가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무턱대고 현상에 대한 불만만을 이야기하지 않았고, 보다 구체적인 대안까지 직접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병역특례요원의 제조업 활용’은 노동시장 유연화의 대안으로서 충분히 고려해봄 직했다.

“기업으로서는 양질의 노동력을 저렴하게 쓸 수 있고,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경험과 노동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군 복무 기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적지 않은 수입까지 얻었다는 측면 또한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죠.” 그러면서 실제 그의 회사에서 3년간 근무하며 3000만 원을 벌어 제대한 학생이, 그 돈을 밑천 삼아 중국 유학을 떠나 새로운 인생을 개척한 사례를 제시했다. 노동 시장이 경직되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현 상황에서 분명 주목할 만한 제안이었다.

“여러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며 시장이 급속도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무역협회나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중심으로 다양한 제도와 시스템을 만들고 있죠. 하지만 이제는 그런 시스템을 조금 더 세련되게 만들고 통합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한 단계 더 현지화에 가깝도록 영업이나 마케팅, 홍보 등에서 큰 틀의 연계 시스템을 만들어줬으면 합니다. 그럴싸한 전시행정 말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제도 말이지요.” 확실히 겉치레보다 내실을 중시하는 강 대표다운 제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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