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총생산 매년 0.8% 증가 효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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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규제에 막혀 유치 실패했는데… 中 디즈니랜드 16일 개장

아시아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인 중국 상하이(上海) 디즈니랜드가 16일 개장한다. 파리, 도쿄, 홍콩에 이어 4번째로 미국 밖에서 문을 여는 디즈니랜드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이명박 서울시장이 디즈니랜드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수도권 규제 정책에 막혀 시간만 보내다가 상하이에 넘겨주고 말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1인당 하루 소비액이 1300위안(약 23만1000원), 연간 195억 위안(약 3조4700억 원)에 달해 상하이 지역내총생산(GRDP)을 매년 0.8%씩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연간 방문객 수가 1000만∼1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연간 방문객 수가 1040만 명 수준인 도쿄 디즈니랜드를 뛰어넘는 수치다. ‘창장(長江) 강 삼각주’를 중심으로 한 상하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시험운영 기간 중 하루 60만 명가량이 몰려들어 5시간 이상 줄을 설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3월 28일 이뤄진 첫 개장일 입장권 사전판매 때는 불과 5분 만에 동났다.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시장의 성장세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더욱 확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이거 CEO는 앞서 10일에는 “중국시장은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여전히 디즈니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라며 상하이 디즈니랜드 개장에 기대감을 보였다.

디즈니 측은 상하이에 앞서 서울에 두 번째 아시아권 디즈니랜드를 개장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노무현 정부 첫해인 2003년 서울시는 디즈니랜드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함께 유치 활동에 나섰다.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은 취임 전 공약으로 ‘디즈니랜드급의 대규모 위락시설 건립’을 내걸고 실제 미국 월트디즈니그룹과 협의를 진행했다. 디즈니랜드 후보지로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자리가 선정됐고 이후 디즈니 관계자가 수차례 내한해 현장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대규모 관광지 개발을 금지하는 수도권정비계획법과 개발제한구역 등 규제 장벽에 막혀 시간만 보내다가 결국 상하이로 넘어갔다. 2006년 말 당시 오세훈 시장은 “상하이와 서울을 저울질하지 말라. 더는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견해를 디즈니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디즈니 측과 협상 업무를 담당했던 한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유치에 적극 나섰지만 디즈니 관계자들이 상하이에 더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미국 월트디즈니와 상하이 시 산하 ‘상하이 선디(申迪)’가 함께 55억 달러(약 6조4900억 원)를 투자해 푸둥(浦東)신구 외곽 7.0km² 부지에 세워졌다. 이번에 문을 연 면적은 3.9km²로 홍콩 디즈니랜드(1.26km²)의 2배가 넘는다. 입장료는 평일 370위안(약 6만6000원), 성수기는 499위안(약 8만9000원)이다. 놀이공원, 호텔, 대극장 등 6개 구역으로 꾸며졌고 디즈니의 콘텐츠에 중국의 전통 문화 요소를 가미해 운영될 것이라고 디즈니 측은 밝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김민 기자
#디즈니랜드#총생산#상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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