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놀란 ‘핀테크 한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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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ICT 스프링 2016’ 한국 기업들 주목

“이것이 한국의 기술입니다” 한국 스타트업 기업 ‘솔리드웨어’의 위강산 팀장이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ICT 스프링 2016’에서 발표하고 있다. 룩셈부르크=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이것이 한국의 기술입니다” 한국 스타트업 기업 ‘솔리드웨어’의 위강산 팀장이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ICT 스프링 2016’에서 발표하고 있다. 룩셈부르크=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10일(현지 시간) 유럽 최대 핀테크(금융기술) 박람회 ‘정보통신기술(ICT) 스프링 2016’이 개최된 룩셈부르크의 유로피언 컨벤션센터. 행사장 중앙에 마련된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경연대회 무대에 한국 기업 ‘솔리드웨어’의 위강산 팀장이 섰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금융 고객 하나하나의 특성과 신용등급까지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위 팀장의 소개에 현장을 찾은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금융과 정보기술(IT)의 결합체인 핀테크로 무장한 한국 스타트업 기업들이 금융 선진대륙인 유럽의 문을 두들기고 있다. 핀테크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 지 2년여 만에 ‘아시아 핀테크 선두주자’로 도약할 기세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핀테크 한류’를 본격화하기 위해 정부와 금융사들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유럽에서 주목받는 한국 핀테크

올해로 5회째를 맞는 ICT 스프링은 유럽 내 핀테크 흐름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세계적인 박람회다. 한국 등 72개국에서 500개의 기업과 6000명의 참가자가 모여 성황을 이뤘다.

박람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새로운 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스타트업 경연대회다. 예선을 거친 전 세계 17개 스타트업 기업은 3분 내에 자신들의 기술을 소개하고 글로벌 금융회사 고위 관계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을 받았다. 이 자리에 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에서 2개 기업(솔리드웨어, 에버스핀)이 결선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코스콤이 지난해 자체 공모전을 통해 발굴한 기업들이다. 정연대 코스콤 사장은 “한국에서 자생력을 키운 창업기업들이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대회에 참가한 기업 가운데 일부는 벤처캐피털(VC)의 투자를 받거나 글로벌 금융회사에 서비스를 납품하게 된다.

솔리드웨어의 설명을 들은 한 현지 관계자는 최근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에 빗대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결선에 오른 또 다른 한국 업체 에버스핀 역시 스마트폰과 서버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고객 정보를 보호하는 새로운 방식의 보안 프로그램을 선보여 현지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박람회장 부스에서 한국은 가장 주목받는 참가국이었다. 아시아 참가업체 8개 중 3개가 한국 기업이었다. 일본에서도 3개 기업이 참여했지만 하나는 한국인이 세운 기업이고, 다른 한 곳은 코스닥 상장사인 ㈜ICK와 손을 잡고 스마트 신용카드를 선보였다.


○ 핀테크 육성에 팔 걷은 룩셈부르크


한국 기업 관계자 찾은 룩셈부르크 총리 10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ICT 스프링 2016’을 방문한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오른쪽)가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룩셈부르크=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한국 기업 관계자 찾은 룩셈부르크 총리 10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ICT 스프링 2016’을 방문한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오른쪽)가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룩셈부르크=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핀테크가 한국에서는 이제 막 싹이 트는 단계지만, 박람회가 열린 룩셈부르크에서는 금융 산업의 중추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인구 54만 명의 작은 나라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금융허브를 목표로 하는 나라답게 핀테크 육성을 국가적 과제로 삼고 있다. 로맹 푸아주 룩셈부르크 경제부 ICT 국장은 “글로벌 기업 유치 노력에 힘입어 페이팔(미국), 알리페이(중국), 라쿠텐(일본) 등 세계적인 전자결제 업체들이 룩셈부르크에 둥지를 틀고 유럽 내 거점으로 활용한다”고 전했다.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는 정보통신부 장관을 겸임하며 핀테크 산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날 박람회장을 직접 찾은 베텔 총리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룩셈부르크는 유럽의 금융 강국이자 국민의 94%가 광대역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IT 강국”이라며 “정부는 디지털 기술을 존중하면서, 규제가 기술 변화와 혁신을 가로막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룩셈부르크=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룩셈부르크#핀테크#ict스프링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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