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알아듣는 대화형 인공지능 ‘왓슨’ 나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9일 15시 47분


SK(주) C&C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인 ‘왓슨(Watson)’을 보유한 IBM과 손잡고 내년 초 왓슨의 한국어 버전을 출시한다. 왓슨이 한국어로 묻는 음성 질문에 답을 찾아 한국어로 말해주는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왓슨은 2011년 미국의 유명 TV 퀴즈쇼 ‘제퍼디’에 출전해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을 꺾으며 유명해진 AI다. 인간과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형’ AI로, 현존하는 AI 중 가장 활용도가 높은 AI로 꼽힌다.

SK㈜ C&C와 한국IBM은 9일 “양사가 ‘왓슨 기반 AI 사업 협력 계약’을 맺었다”며 “왓슨에 한국어를 학습시켜 내년 초 왓슨의 한국어 버전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IBM관계자는 “현재 왓슨은 한국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보고 신문을 읽으며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며 “SK㈜ C&C와의 협력을 통해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양사는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하탄 IBM 왓슨 본사에서 만나 20여명의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조인식을 열었다.

이번 계약을 통해 SK㈜ C&C는 한국에서 추진되는 왓슨 사업권을 갖고 한국IBM과 왓슨 마케팅, 시스템 통합(SI) 등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SK㈜ C&C 관계자는 “SK㈜ C&C의 SI역량과 빅데이터 기술을 왓슨의 인공지능 역량과 결합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스마트폰, 로봇 등 여러 단말기와 서비스 분야에서 한국어 인공지능 서비스가 보편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서 인터넷 쇼핑몰에 접속해 상품을 검색할 경우 검색창에서 왓슨을 불러 “5살 여자아이에게 선물할 공주풍의 핑크색 드레스를 골라줘”라고 말하면 왓슨이 최적의 상품을 추천해 구매를 도울 수 있다. 한국IBM 관계자는 “왓슨의 가장 큰 강점은 대화체인 자연어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이런 식의 구두(口頭) 요청이 가능해지면 스마트폰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장년층도 쉽게 상품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왓슨은 2006년 개발된 이래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의료, 금융, 법률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의료분야에서 활약 중인 ‘닥터 왓슨’으로, 60만 건의 연구논문, 150만 명의 환자 기록 등을 분석해 적절한 치료법을 제안한다. 왓슨을 이용하는 미국 내 5개 병원의 암 진단 정확도는 82.6%로, 암 전문의의 초기 오진율(최고 44%)에 비해 매우 정확하단 평가다.

양사는 왓슨의 한국어 학습을 위해 △자연어 의미 분석 △머신러닝 기반의 데이터 검색 △대화 △문서 전환 등이 가능한 한국어버전 API(프로그램 명령어 덩어리)를 올해 안에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양사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국내 인공지능 산업 부흥을 위해 수십억 원 규모의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 벤처창업 생태계 활성화 펀드’도 공동 조성키로 했다. 또 판교 클라우드 센터에 ‘왓슨 클라우드 플랫폼’을 만들고 스타트업 기업 등 정보통신(IT) 개발자라면 누구나 왓슨의 API를 활용해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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