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로 크려면… 복제약 수출만으론 역부족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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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 年19조… 세계시장의 2%
내수로는 성장 한계, 해외에 기회… 경쟁력 갖춘 새로운 약 만들어야

한국에서 ‘제약업계의 삼성전자’가 나오려면 신약 개발뿐 아니라 성공적인 해외 진출이 필수적이다. 제약업계 추산에 따르면 국내 제약업의 연간 시장 규모는 약 19조 원으로 세계 제약 시장의 2%에 불과하다. 협소한 국내 시장만 공략해서는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미 많은 한국 제약업체들이 수십 개 나라에 진출해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국내 주요 바이오·제약사 30곳을 조사한 결과 1990년대 이후 다수 업체가 본격적으로 의약품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었다. 일부 업체는 40년 전인 1970년대부터 해외에 진출했다. 진출 지역도 아시아 유럽 북미 아프리카 등으로 다양했다.

하지만 내실은 크지 않았다. 수출 의약품 상당수가 값싼 복제약이나 일반 의약품이었기 때문이다. 제약 전문가들은 이런 수출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지적해 왔다. 이번 조사 결과 최근 제약업체들의 수출 전략이 크게 바뀌고 있었다. 해외 진출 전략을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30곳 중 18곳이 ‘자체 개발 신약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오리지널 신약의 효능이나 제형을 개선한 개량 의약품으로 차별화해 수출하겠다는 업체도 16곳이었다.

제약업계는 개량 의약품을 신약 개발의 밑천을 마련하기 위한 현재형 전략, 신약 개발은 미래형 전략으로 평가한다. 제약사 관계자는 “해외 제약사 신약의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개량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수익을 얻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바이오·제약업체들은 해외 진출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장벽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국내와 해외의 의약품 허가 제도가 다르고, 허가를 받을 때 필요한 구비자료도 상이한 점”(73%·복수 응답)을 꼽았다. 해외 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이어 63%는 ‘현지 마케팅 역량 부족’을 들었다.

이에 대해 제약업체 관계자는 “해외 정보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시급한 것은 기술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버스터가 될 만한 신약을 개발할 기술력만 갖춘다면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김성모 기자
#글로벌제약사#복제약#내수#제약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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