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뛰는 금융]기술보증기금, 기술평가 27년 노하우싱가포르-태국 등에 전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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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방한한 테오서럭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국무장관(오른쪽)이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기술보증기금은 2015년 9월 싱가포르 공공기관과 3대 은행에 기술금융을 전수하며 협력을 강화했다. 기술보증기금 제공
지난해 4월 방한한 테오서럭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국무장관(오른쪽)이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기술보증기금은 2015년 9월 싱가포르 공공기관과 3대 은행에 기술금융을 전수하며 협력을 강화했다. 기술보증기금 제공
2015년 4월, 테오서럭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국무장관 일행이 한국을 찾았다. 기술보증기금의 기술평가시스템(KTRS)을 조사하고 연구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테오 장관 일행은 싱가포르로 돌아가 현지 유력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에 효율적인 기업 지원 방법으로 기보의 기술금융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같은 해 9월, 싱가포르 공공기관과 3대 은행의 임직원 11명이 기술금융을 전수받기 위해 기보로 왔다. 결국 올해 1월, 싱가포르의 전국경제인연합회 격인 SBF(Singapore Business Federation)가 한국의 KTRS를 싱가포르에 도입하자는 예산 요구서를 의회에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한국형 기술금융이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성장하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통한 셈이다.

기술보증기금의 KTRS는 지난 27년 동안 축적된 각종 노하우의 집결판이다. 기술금융은 기업의 ‘재무 상태’가 아닌 ‘보유 기술’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평가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 기보의 KTRS는 미래 성장 가능성과 사업 부실화 위험을 동시에 평가하는 기술금융의 핵심 메커니즘으로 통한다. 담보가 없거나 신용이 축적되지 않아 제도 금융권에서 소외된 기술 창업 중소기업 지원에 유용한 시스템으로, 매출이 전혀 없는 기업과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근간이 돼 왔다.

KTRS는 2011년 유럽연합(EU)의 혁신 협력 포럼(IPF)에서 역외 모범 사례로 선정되며 기조연설 주제로 채택됐을 만큼 관심의 대상이었다. EU 포럼 이후 네덜란드와 프랑스, 일본, 대만, 태국, 베트남 등 많은 해외 유관 기관에서 기보를 방문해 기술평가시스템을 학습해 갔다. “현재도 다양한 국가와 유관 기관에서 기보와의 교류를 원하는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고 기보는 전했다. 기보는 베트남 기술혁신원과 태국 신용보증공사에 기술평가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전수하며 KTRS를 글로벌 기술 평가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기술 평가라는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 온 기보는 2014년 하반기 공공기관 유일의 기술신용평가기관(TCB)으로 참여해 연간 9000여 건의 평가서를 제공했다. 이제 기보는 기술 평가 영역을 해외로 확대해 해외 유수의 국가와 유관 기관에 시스템을 전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보 측은 “기술금융 종가(宗家)로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로 그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정연기자 pres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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