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탄생 100주년]“상상력 발휘해 무한한 힘 실천 ‘창조경제’ 선구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14년간 보필한 박정웅 메이텍 대표가 말하는 아산 정주영

폐유조선 동원한 ‘정주영 공법’ 1984년 서산 간척지 최종 물막이 공사에서 센 물살을 막기 위해 폐유 조선을 동원해 방조제를 완성한 모습. 이 공법은 이후 ‘정주영 공법’이라고 불리게 됐다. 현대건설 제공
폐유조선 동원한 ‘정주영 공법’ 1984년 서산 간척지 최종 물막이 공사에서 센 물살을 막기 위해 폐유 조선을 동원해 방조제를 완성한 모습. 이 공법은 이후 ‘정주영 공법’이라고 불리게 됐다. 현대건설 제공

“자동차, 조선 사업이나 중동 진출 등 정주영 명예회장의 업적을 조망해보면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당시 상식과 통념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는 점입니다”

1974∼1988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보필했던 박정웅 ㈜메이텍 대표(72·사진)는 정 명예회장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박 대표는 “당시 경제인이나 전문가들은 정 명예회장이 정식교육을 못 배워서 뭣 모르고 사업을 밀어붙인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결국 이런 획기적인 사업으로 한국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통역장교 출신인 박 대표는 영국 등 해외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던 정 명예회장의 통역을 도우며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유학을 준비하고 있던 박 대표는 “사실 1년만 하고 그만두려고 했지만, 열정적으로 일하는 정 명예회장에게 감명을 받고 결국 14년간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정 명예회장에 대한 비화를 담은 책 “이봐, 해봤어?”를 낸 저자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정 명예회장을 가리켜 ‘창조경제’를 누구보다도 극적으로 보여준 선구자라고 칭했다. 그는 “정 명예회장은 ‘인간의 창조적 상상력이 가지는 무한한 힘’이란 말을 좋아하고 신봉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어려운 조선산업에 도전하냐’는 주위 우려에도 정 명예회장은 “배 만드는 게 별거야? 설계도대로 만들어서 조립하고 엔진은 못 만들면 외국 것 사다가 나르면 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정 명예회장은 복잡한 일도 단순화하는 재주가 있어, 상상력을 통해 무한한 힘을 실천한 기업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정 명예회장이 지닌 불굴의 정신은 중동 진출 당시에도 드러난다. 박 대표는 “정 명예회장은 ‘사막이 낮에 뜨겁다면 밤에 불 켜고 공사하면 되고, 물이 없다면 오아시스에서 길러 먹으면 된다’며 진출을 고집하고 결국엔 성공했다”고 말했다. 1976년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항 공사를 따낸 현대건설은 당시 9억 달러에 이르는 계약금을 벌어들여 국가 경제에 힘을 보탰다.

박 대표는 “정 명예회장 지닌 위험에 맞서는 용기와 도전 정신을 우리 젊은이들이 승계해 다시 발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