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12분만에 100억위안 ‘쇼핑 광풍’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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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소비자 클릭클릭
알리바바 하루 매출 15조원 넘을듯… 국내 유아용품-화장품 주가도 들썩

올해 7년째를 맞은 ‘인터넷 쇼핑몰 할인행사’이자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광군제(光棍節)가 열린 11일, 중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소비자들이 일제히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 접속해 물건을 사가느라 매출 신기록이 경신됐다. 11일 0시가 되자마자 18초 만에 1억 위안, 72초 만에 10억 위안(약 1813억 원)을 돌파한 것. 10억 위안 돌파 시간은 2013년엔 6분, 2014년엔 2분이었다. 100억 위안(약 1조8130억 원)은 12분 28초 만에 넘어 지난해 38분 28초보다 빨라졌다.

이는 접속자들이 미리 검색창에 제품 이름을 찍어놓고 0시가 되기를 기다리며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휴대전화를 들고 있다가 0시가 되자마자 일제히 접속하면서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00억 위안 매출 중 휴대전화를 통한 구매가 74.8%를 차지해 ‘휴대전화 쇼핑 시대’를 알렸다.

‘광군제’를 처음 기획했던 인터넷 쇼핑몰 알리바바의 경우 올해 매출액 중 휴대전화 쇼핑 비중이 42.6%였다. 물건값은 50% 할인이 가장 많았지만 한국돈 4만∼5만 원짜리가 불과 몇백 원에 판매되는 것도 있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초당 8만 건이었던 온라인 결제 가능 건수를 올해에는 12만 건까지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했다. 전년도엔 매출 571억 위안을 기록했지만 올해 매출 예상치는 870억 위안(약 15조 원)으로 잡았다.

11일 첫 구매자는 베이징 차오양(朝陽) 구에 사는 취(屈)모 씨로 알리바바에서 원가보다 600위안(10만8000원) 싸게 TV 구매를 결제한 후 14분 만에 집으로 배달받았다.

이날 할인 행사에는 4만 개 이상의 기업과 3만여 개의 브랜드가 600만 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등 25개 국가와 지역의 5000여 개 해외 브랜드도 참가했다. 중국에서는 광군제에 너무 많은 돈을 소비해 행사가 끝난 후에는 돈이 떨어진 사람들을 지칭하는 ‘츠투(吃土·흙 먹고 산다)족’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이다.

한편 국내 증시에서도 유아용품, 화장품 등 중국 광군제 소비 관련주들이 일제히 들썩였다. 11일 코스닥시장에서 유아용품 전문업체인 보령메디앙스는 전날보다 4.17% 상승한 2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다른 유아용품 전문업체 아가방컴퍼니도 3.17%의 강세를 보였다. 중국에서 유아복 매장을 운영하는 제로투세븐은 1.36% 상승했으며 제로투세븐의 모회사인 매일유업은 3.41% 뛰었다. 유아용품과 함께 대표적인 중국 소비 수혜주로 꼽히는 화장품주도 동반 상승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류 영향으로 중국인의 선호도가 높아진 국내 화장품, 의류, 액세서리, 유아용품의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군제(光棍節)

처음에는 1990년대 난징(南京) 지역 대학생들이 ‘11월 11일’이 ‘1’자가 외롭게 서 있는 독신자의 모습과 비슷하다며 ‘독신자의 날’로 불렀다. 그러다 알리바바가 이날을 기념하겠다며 2009년 27개 브랜드로 싱글족만을 겨냥한 할인 행사를 벌이면서 이제는 ‘인터넷 초특급 할인행사의 날’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중국 내 대부분의 쇼핑몰이 참가하는데 알리바바가 가장 크고 대표적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정임수 기자
#알리바바#광군제#블랙프라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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