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분산된 이미지 한데 모아 글로벌 기업 발판 마련

  • 동아일보

[광복 70년 경제성장 70년]

구본무 LG그룹 회장(오른쪽)이 1995년 LG 브랜드 출범을 맞아 LG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LG그룹 제공
구본무 LG그룹 회장(오른쪽)이 1995년 LG 브랜드 출범을 맞아 LG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LG그룹 제공
LG그룹이 꼽는 가장 중요한 명장면은 1995년 1월 3일 시무식, ‘LG’라는 브랜드가 새롭게 출범하던 그 순간이다. LG는 새 브랜드 출범을 계기로 전자, 화학 등 주력사업을 지난 20년 가까이 집중 육성해왔다. 또 디스플레이와 통신 등 신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가해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라는 3대 핵심사업 포트폴리오를 세우는 데 성공했다.

1995년 1월 3일 구자경 LG 명예회장(당시 럭키금성 회장)은 대대적인 기업 이미지(CI) 개정 발표와 함께 LG 브랜드의 출범을 알렸다. 기존 럭키금성에서 LG로 그룹 명칭을 바꾼 것은 글로벌 무한경쟁 등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전략이었다. 회사별로 분산돼 있는 이미지들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구본무 LG 회장(당시 LG 부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기도 했다. LG라는 이름은 당시 화학분야의 ‘럭키’와 전기·전자·통신분야의 ‘금성사’를 중심으로 분산돼 있던 그룹의 이미지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명칭이라는 게 구 회장의 생각이었다. 주변에서는 “명칭을 굳이 바꿔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도 많았지만 구 회장은 이를 뚝심 있게 추진했다.

LG 브랜드의 출범은 단순한 그룹 명칭 변경을 넘어 LG가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LG 브랜드가 나오고 한 달여 지난 1995년 2월 22일, 구 명예 회장은 사장단회의에서 공식적으로 퇴임 의사를 표명하면서 경영 승계를 했다. 구 명예 회장은 “그간 혁신을 성공시킬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노력을 충실히 해왔고 그것으로 나의 소임을 다했으며, 다가올 21세기에는 젊고 의욕적인 세대가 이끌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구 회장을 LG의 제3대 회장으로 취임시켰다.

구 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사업 구조 개편에 앞장섰다. 3대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뒤 2003년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 대기업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온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었다. 선택과 집중의 전략도 중요하다고 보고, 사업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계열분리 작업도 진행했다. 2003년 LS그룹, 2005년 GS그룹 등 철저하게 업종특성과 시너지를 고려하여 차례대로 계열분리를 잡음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LG 브랜드 출범 후 지난 20년간 LG는 매출 30조 원대(1994년 말)에서 150조 원대(지난해 말)로 5배, 특히 해외매출은 약 10조 원에서 약 100조 원으로 10배로 성장했다. 임직원 수 역시 10만 명에서 22만 명 규모로 증가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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