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서 3만8000자 축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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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구축 완료]워딩으로 분석한 대통령 메시지
지원 102, 창업 66, 성장 46차례 언급

박근혜 대통령은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서울과 세종시를 제외한 15개의 혁신센터 개소식에 직접 참석했다. 대통령이 특정 사업을 위해 전국 각지를 찾아다니며 거의 개근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각종 지역 민생 시찰도 혁신센터 개소식 일정에 맞춰 진행했다. 그만큼 혁신센터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개소식 때마다 A4용지 한 장 반 정도 분량의 축사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글자 수로 따지면 총 3만8000여 자에 이른다.

동아일보가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축사를 분석한 결과 센터 자체를 지칭하는 말 이외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총 102차례 언급된 ‘지원’이다. “생태계 구축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것” “중소기업 해외 진출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등 강력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제대로 육성하고자 하는 박 대통령의 강한 집념이 읽히는 대목이다.

‘창업’과 ‘성장’도 각각 66회, 46회로 자주 등장했다. 창업은 지원의 대상, 성장은 목표에 해당한다. 이들 핵심 키워드로 문장을 만들면 이렇다.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창업을 지원해 성장을 이뤄내겠습니다.”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모두 다른 지역에 다양한 업종을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이 전담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축사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먼저 해당 지역의 장점을 통해 공감대를 만든다. “충북혁신센터가 자리 잡은 이곳 청주는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인쇄된 곳”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수도” 같은 식이다.

이어서 혁신센터를 통해 지역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청사진을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혁신센터가 세워지는 곳의 민심과 산업적 특성을 면밀히 파악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래’(32회), ‘스마트’(32회), ‘도약’(29회) 등 빈도가 높은 단어들은 이런 청사진을 그리는 데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 “지능을 갖춘 자동차 등 혁신적 기술과 제품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면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 “생산과정의 빅데이터를 토대로 스마트 생산 장비를 개발하고 확산하는 제조업 3.0 구현의 협업모델도 완성해 나갈 것” 등이 그 사례다. 이 외에도 ‘창의’(28회)와 ‘수출’(24회), ‘도전’(19회), ‘일자리’(10회) 등의 단어도 자주 등장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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