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경영]삼성그룹, 학연, 혈연, 지연 NO!… 지방대 채용 비중 35%로 늘려

  • 동아일보

1957년 국내 최초로 학연, 혈연, 지연이 없는 공정한 채용을 위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시작한 삼성은 지난 60년 가까이 한국 기업의 채용 문화를 이끌어왔다. 1993년에는 처음으로 대졸 여성을 위한 공채를 도입해 139명의 여성 인재를 선발했다.

1995년에는 ‘열린 채용’을 표방하며 3급 신입사원의 채용 시 개인의 능력과 무관한 학력, 성별 등의 모든 차별을 배제하기 위해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를 도입해 단편적 지식과 학력 위주 평가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했다.

2012년부터는 ‘함께 가는 열린채용’을 처음 실시했다. 취업관문에서 차별받고 사회에서 소외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채용 방식에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3급 신입채용의 5%를 저소득층에 할당했다. 지방대 채용 비중도 35%로 늘렸다.

합격한 인재들을 육성하는 데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1990년 도입된 ‘지역전문가’ 제도는 20여 년간 5000여 명 이상의 글로벌 전문인력을 양성해냈다. 삼성의 공격적 글로벌 시장 개척과 글로벌 인재양성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력양성 프로그램으로 지역전문가로 선발되면 1년 이상 아무 조건없이 해당지역에 파견돼 현지문화와 언어를 익히는 데 전념하게 된다. 현지 인력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스스로 현지를 제2의 고향처럼 편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지역전문가 제도와 병행해 2005년부터는 ‘현장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더 많은 우수 인력을 해외에 파견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면서 주재원으로 바로 파견할 수 있는 우수 인력을 선발해 해외 법인에 6개월에서 1년까지 파견하는 제도다. 지역전문가와 유사한 형태지만 법인에 직접 파견되어 업무를 수행하며 현지 언어를 학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창의적인 업무 문화를 위한 ‘워크 스마트’ 관련 제도 확충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효율적인 근무로 업무 성과를 극대화하는 자율 출근제를 2009년 도입했다. 자율출근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시 사이 임직원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하루 8시간을 근무하는 제도. 일률적인 출퇴근 시간 적용에서 벗어나 임직원들이 육아 등 개인 사정과 시간 활용 계획에 따라 업무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올해부터는 자율 출근제를 ‘자율출퇴근제’로 발전시켜 1일 4시간 이상, 1주 40시간 이상 근무 내에서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제도는 생산 인력을 제외한 전 직군에 적용된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도 일할 수 있는 ‘재택근무제’도 2011년 5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각 사업장의 인프라를 본격적으로 개선해 수원, 기흥 등 사업장을 녹지와 사무공간이 어우러진 대학캠퍼스와 같은 글로벌 업무 단지로 조성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은 ‘삼성 디지털 시티’, 기흥 사업장은 ‘삼성 나노 시티’ 등으로 이름 지었다. 디지털 시티에는 생태공원과 생동감 파크 등 체험형 조경 공간을 조성했다. 미래 창의 인재 육성을 위한 활동도 이어간다. 삼성전자는 2013년 7월 초중고교생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꿈나무를 육성하기 위해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논리적 사고를 키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하고, 장기적으로는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저변을 확대하고 창의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93년부터 시작된 ‘삼성디자인멤버십’은 인재 육성과 디자인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끼’ 있는 대학생들에게 자유로운 창작 활동과 다양한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현재까지 졸업생 544명을 배출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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