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직구 열풍에… 백화점 11년만에 뒷걸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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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유통업계 실적 살펴보니

백화점·대형마트 ‘비’, 홈쇼핑 ‘구름 많음’, 편의점 ‘맑음’, 면세점 ‘매우 맑음’….

유통업계가 지난해 실적을 잇달아 내놓으며 업태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며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이 침체의 늪에 빠진 반면 온라인과 모바일 부문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의 힘으로 면세점 성장률이 두드러진 것도 특징이다.

○ 백화점 ‘비’

1979년 롯데백화점 본점 개관 이후 30여 년간 승승장구하던 백화점이란 유통 채널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만큼 생존의 위기에 처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의 판매액은 29조2000억 원으로 2013년보다 1.9%(6000억 원) 감소했다. 매출액은 3년째 30조 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03년 카드 대란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액이 줄어들었다. 문제는 외환위기나 카드 사태 같은 외부 충격이 없었는데도 매출이 줄었다는 것. 합리적인 소비 성향이 강해진 기존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모바일, 해외 직구로 돌아선 탓이다.

백화점들은 이 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온라인몰과 모바일 앱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 사업 투자를 늘리는 정공법을 택하고 있다. 신세계가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발표한 가운데 현대백화점도 올해 기존 백화점 증축, 복합쇼핑몰 투자 계획을 밝혔다.

○ 대형마트 ‘비’


대형마트는 소비 침체와 정부 규제, 해외 사업 부진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크게 줄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20.7%, 64.3% 줄었다. 특히 대량 구매보다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며 대형마트는 업태 자체에 대한 근원적 고민에 빠졌다.

오프라인은 부진했지만 대형마트의 온라인 부문 매출은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의 모바일몰과 온라인몰 매출은 각각 201.6%, 19.6% 증가했다. 올해 대형마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옴니채널’ 서비스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홈쇼핑 ‘구름 많음’


불황 속에서도 잘나갔던 홈쇼핑의 지난해 성적표는 기대 이하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홈쇼핑의 지난해 판매액 경상지수는 0.8% 증가에 그쳤다. CJ오쇼핑의 지난해 취급액은 3조1761억 원으로 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07년 이후 처음 적자(―9.6%)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홈쇼핑이 TV 중심에서 모바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TV홈쇼핑에서 번 돈을 모바일의 대대적 마케팅에 쏟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 편의점 ‘맑음’

1인 가구 확산과 소량, 근거리 구매를 하는 소비자가 늘며 편의점은 지난해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분위기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편의점의 판매액 경상지수는 7.4% 늘며 전년(7.7%) 수준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2위인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의 경우 매출은 전년보다 8.8% 늘었다.

○ 면세점 ‘매우 맑음’


유커 덕분에 지난해 면세점들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롯데면세점이 잠정 집계한 지난해 매출은 4조2000억 원가량으로 전년보다 약 16% 성장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지난해 매출액이 2조6123억 원으로 전년보다 25.2% 늘었다. 지난해 전국 면세점 시장 규모는 약 8조3000억 원으로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염희진 salthj@donga.com·최고야 기자
#모바일쇼핑#직구#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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