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홍대 앞으로!… 대규모 매장 잇달아 열어 경쟁 치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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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과 경의선, 공항철도가 만나는 홍대입구역 4번 출구 앞은 현재 공터다. 하지만 이곳에는 지상 17층 규모의 쇼핑몰과 특2급의 비즈니스호텔이 곧 들어설 예정이다. 올해 3월 주변 공원 조성 사업을 시작으로 하반기(7∼12월)부터 건물 공사를 해 201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익대 앞에 쇼핑몰과 호텔을 아우르는 복합역사가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인디’ 심장에 깃발 꽂은 유통 대기업들

이 사업은 ‘경의선 홍대입구 복합역사 개발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유통 대기업인 애경그룹이 주도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2만844m²(약 6300평)의 사업 부지에 쇼핑몰 ‘AK&’와 비즈니스호텔(310개 객실)을 넣은 건물을 계획 중이다. AK&는 애경그룹이 지난해 12월 AK플라자 수원점에 문을 연 10, 20대 취향의 패션·생활용품 종합 쇼핑몰이다.

유통 대기업들의 ‘홍대앞 전투’가 치열해지고 있다. 마포구 동교동삼거리에서 홍대입구역 사거리로 대표되는 ‘홍대앞 대로(서울 마포구 동교동 양화로)’에 앞다퉈 대규모 매장을 내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10월 외식 브랜드(피자몰, 자연별곡 등)를 중심으로 생활용품 브랜드(버터), 신발 브랜드(슈펜) 등 자사가 운영하는 브랜드를 한데 뭉쳐 만든 ‘이랜드 외식 복합관’(지하 2층, 지상 9층)을 열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단순히 밥집의 개념을 넘어 쇼핑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예상치를 뛰어넘어 일일 평균 7000명의 손님들이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을 겨냥한 다른 기업들도 이 지역에 대형 매장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휴대전화를 중심으로 한 체험형 가전 매장인 ‘디지털플라자’를 강북 최대 규모(1157m²·약 350평)로 낸 바 있다.

○ 대기업 자본 아니면 투자하기 힘든 곳

인디 문화의 중심지이자 미술학원의 집결지였던 홍대 상권은 2000년대부터 상권이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홍대 앞 대로에는 2011년 애경그룹의 계열사인 ‘AM플러스자산개발’에서 운영하는 복합쇼핑몰 ‘와이즈파크’가 문을 열었다. 2013년에는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롭스’와 삼양그룹의 ‘어바웃미’ 등 대기업 계열의 드러그스토어(화장품 등 뷰티 전문 매장)도 차례로 개장하면서 유통 대기업들의 격전지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유니클로’, ‘H&M’ 등의 해외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들까지 가세하는 양상이다.

홍대앞은 상권 임대료가 날로 뛰고 있는 지역 중 한 곳이다. ‘부동산114’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10∼12월) 상가 임대료 분석 자료에 따르면 홍대앞 상권 임대료는 전 분기(3분기)와 비교해 17.2%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상권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홍대앞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비율은 24.3%로 2013년 같은 기간(20.1%)보다 늘었다. 이들을 겨냥한 면세점 및 외국인 전용 기념품 판매점은 마포구에만 45개나 된다. 정부가 최근 투자 활성화 대책 중 하나로 내놓은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설립 지역으로 마포·홍대 지역이 꼽히는 이유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홍대앞 상권은 이미 대기업 자본이 아니면 뛰어들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며 “앞으로 합정역까지 하나로 묶이는 등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bsism@donga.com·최고야 기자
#홍대#상권#인디#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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