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이 흔든 판… 삼성-애플 양강 재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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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판매 톱10에 LG모델 7주째 ‘0’… 석달새 무슨 일이?

8일로 시행 100일을 맞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여파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로 재편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내 시장조사업체 아틀라스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2위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LG전자는 지난해 11월 3주차부터 가장 최근 집계인 12월 5주차까지 7주 연속으로 국내 판매 상위 10위 안에 단 한 개의 제품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2주차 조사에서 ‘Gx2’(LG유플러스용)가 10위에 오른 것이 마지막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이후 고객지원금이 일제히 대폭 줄어들면서 같은 값이면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삼성전자와 애플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2월 5주차에는 삼성전자가 6개 제품, 애플이 4개 제품을 각각 10위권에 올렸다. 1∼10위 제품이 전체 시장점유율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46.8%로 전주 대비 2.5%포인트 올랐다. 두 회사의 ‘양강 구도’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SK텔레콤용)가 지난해 11월 2주차부터 12월 5주차까지 8주 연속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같은 제품의 KT용 제품이 5위, LG유플러스용 제품이 9위에 올랐다.

아틀라스리서치에 따르면 SK텔레콤용 갤럭시노트4의 지난 8주간 누적 판매량은 22만6000대다. 갤럭시노트4는 지난해 9월 26일 출시된 이후 지난달 중순까지 누적 판매량이 7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12월 5주차에 판매 2위를 한 제품은 전주 대비 21계단 상승한 ‘갤럭시노트3’(LG유플러스용)다. 단통법의 여파에 따른 현상이다. 2013년 9월 출시된 갤럭시노트3가 2014년 12월 5주차로 출시 15개월을 맞으면서 LG유플러스가 공시 지원금을 30만 원에서 65만 원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단통법은 출시 15개월이 지난 단말기에 대해서는 지원금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줄줄이 고객지원금을 늘려서 이른바 ‘갤럭시노트3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2015년 1월 첫주차에는 갤럭시노트3의 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31일 국내에서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등 신제품을 출시한 애플도 이전에 비해 더 오래 차트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국내에서 애플 신제품은 출시 첫 달 판매량이 반짝 올라갔다가 그 다음 달부터 출시 효과가 빠르게 줄어드는데 올해는 두 달 넘게 단통법의 ‘수혜’를 보고 있는 셈이다. 2014년 12월 5주차에만 아이폰6 시리즈의 4개 제품이 통신사별로 10위권에 올랐다.

2013년 11∼12월 자료를 보면 애플은 당시 ‘아이폰5S’ 등 신제품을 국내 시장에 출시하고도 11월 둘째 주부터 10위권에 제품을 한 개씩밖에 못 올렸다. 당시 12월 5주차에는 한 개도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

예기치 못한 단통법 여파에 시달리고 있는 LG전자는 이동통신사들과 협의해 최근 잇달아 출고가를 대폭 낮추고 반전을 꾀하는 중이다. ‘아카’를 출시 한 달 만에 24.4% 인하했고 이달 2일에는 전략 스마트폰인 ‘G3 CAT6’의 출고가를 92만4000원에서 12만4300원 내렸다. 앞서 최근 잇달아 출고가를 30만 원대로 대폭 낮춰 사실상 ‘공짜폰’을 풀고 있는 팬택은 12월 둘째 주 ‘베가아이언2’(SK텔레콤용)가 1만2000여 대 팔리며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단통법#스마트폰#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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