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재정의 덫… 2015년 30조 적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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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성화-복지 지출 크게 늘어… GDP 대비 적자 2.1% 6년만에 최고
균형재정 멀어져 나라살림 빨간불

내년 국가 재정이 30조 원 안팎의 대규모 적자를 보일 것으로 정부가 전망했다. 경제활성화와 복지 분야에 투입할 지출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실질 재정적자액의 비중은 2.1%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된 2009년 이후 6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출 확대가 불가피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적자재정을 통해 ‘복지’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다 자칫 재정건전성만 나빠지고, 전체 국민이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총수입 383조 원과 총지출 376조 원 규모의 2015년도 예산안 편성 작업을 이번 주에 마무리한 뒤 다음 주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한다.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가 2015년도에 거둬들이는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 수입과 국세 수입을 합한 총수입은 383조 원으로 올해 세입예산보다 3.8%(14조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에 복지, 산업, 국방 등 각 분야에 투입할 총지출은 376조 원으로 올해 세출예산에 비해 5.6%(20조 원)나 늘어난다.

이에 따라 세금, 국민연금 보험료, 고용보험료 등을 합한 국민 1인당 부담금은 2015년 기준 757만 원으로 올해보다 24만 원 정도 늘 것으로 추정된다. 또 내년도 1인당 세금은 560만∼570만 원 선으로 올해보다 10만 원가량 증가한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7조 원 흑자다. 하지만 미래 세대를 위해 쌓아둬야 하는 사회보장성 기금 흑자액을 뺀 ‘관리재정수지’는 내년에 30조 원가량 적자를 낼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2.1%로 올해보다 0.3%포인트 늘어난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2%를 넘어서는 것은 2009년(3.8%) 이후 처음이다.

기재부는 지난해 9월 말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수립하면서 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2015년에 1.1%로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이후 재정 운영의 큰 방향이 긴축에서 부양으로 급선회함에 따라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올해 106조 원인 복지예산 규모를 120조 원 안팎으로 확대했을 뿐 아니라 안전, 환경, 연구개발(R&D) 등 각 분야의 예산규모를 부처 요구안보다 늘릴 예정이다.

:: 관리재정수지 ::

정부의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금에서 발생한 흑자 부분을 빼고 본 재정수지. 나라의 재정 상태를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세종=홍수용 legman@donga.com·문병기·김준일 기자
#재정적자#확장재정#3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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