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2분기 1조원대 사상최대 영업손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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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공사 난항으로 비용 증가”… 원화 강세 따른 손실도 큰 타격
비상경영 돌입… 구조개편 가능성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2분기(4∼6월)에 회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1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 매출 12조8115억 원에 1조103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13조910억 원)와 올해 1분기(1∼3월·13조5208억 원) 대비 각각 2.1%, 5.2% 감소했다. 3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냈으며 손실 규모가 올해 1분기(1889억 원)에 비해 대폭 커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2분기에는 289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해양 플랜트 부문 대형 공사의 공정이 지연되고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미리 공사손실충당금 5000억 원을 반영한 게 대규모 영업손실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원화 강세의 영향도 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환율이 당초 예상보다 20원 정도 더 떨어져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조선업은 수주는 외국에서 하지만 건조에 쓰이는 기자재를 국내에서 사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해 원화가 상승하면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조선업계는 업황 침체 속에서 공격적으로 수주를 늘린 해양플랜트가 ‘비싼 수업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삼성중공업도 1분기에 해양플랜트 분야의 공사손실충당금 5000억 원을 반영하면서 362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는 국내 조선업계가 처음 진출한 분야라 설계 지연과 공정 변경 등의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며 “손실충당금을 한 번에 털고 가면 하반기에는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까지 수주 실적은 조선업 3사 모두 부진하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를 295억 달러로 잡았지만 6월 말 기준 38%(146억 달러)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은 목표치 150억 달러의 33%(50억 달러)를, 대우조선해양은 목표치 145억 달러의 34%(50억 달러)를 각각 채웠다.

현대중공업은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가 발생함에 따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할 방침이다. 이날 울산 본사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경영현황설명회를 열었다. 인력과 조직 제도를 개편해 원가를 절감하고 경영 효율성도 극대화할 계획이어서 구조조정도 예상된다. 수익성 우선의 영업 활동을 통해 빠르게 실적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KT는 2분기(4∼6월)에 5조895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813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4월에 실시한 8000여 명의 명예퇴직 비용을 빼면 오히려 187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31일과 다음 달 1일 각각 실적을 발표하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현대중공업#현대중공업 영업손실#비상경영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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