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경영혁신]LH, 환골탈태해 정책사업 차질 없이 수행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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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영정상화 추진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이재영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공기업인 LH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임대주택 건설 등 정책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부채문제 해결이 급선무”라며 재무구조 개선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또한 “부채 해결을 위해서는 과거의 대량개발, 대량공급 시대의 방식과 철저하게 결별해야 한다”며 “변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자세로 사업방식, 사업모델을 비롯해 업무행태까지 철저히 개혁할 것”을 강도 높게 주문해왔다.

경영정상화 계획수립


이에 따라 LH는 지난해 7월부터 국토교통부와 함께 ‘재무구조개선 및 경영혁신 종합대책’을 마련한 데 이어 최근 정부의 공기업 경영정상화 대책 추진에 따라 조직, 인사, 재무 등 경영전반에 걸친 ‘LH 경영정상화 계획’을 수립 중이다.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경영정상화 및 내실경영 이행을 위한 100대 과제’를 선정하기도 했다. 또 이런 조치가 실제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비상경영위원회와 경영정상화추진단을 설치하는 등 내실경영을 위해 전 직원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 사장은 2월 19일 상임감사위원, 부사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처·실장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차 비상경영회의’를 열고 “지금은 공사의 운명이 걸린 위기의 순간”이라며 “우리가 스스로 환골탈태해 진정한 국민의 공기업으로서 기반을 마련할지, 아니면 타의에 의해서 개혁대상으로 퇴보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LH 경영정상화 추진계획의 두 축은 부채감축과 내부 경영혁신이다. 먼저 판매촉진, 사업방식 다각화, 원가절감 등으로 부채를 감축해 나가고, 조직·인사개혁과 복리후생 개선 등 고강도 자구노력을 통해 내실경영을 실현하겠다는 것. LH는 이에 따라 지난해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수립시 30조 원의 감축계획을 짜 시행한 데 이어 정부의 공공기관 부채감축 계획에 따라 16조4000억 원을 추가 감축할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정부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목표보다 8조9000억 원을 더 감축해 2017년까지 부채를 146조5000억 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LH의 부채는 148조6000억 원이다. 현재 LH는 이에 더한 추가 감축안을 수립하고 있다.

부채감축 속도 빨라져


이 사장 취임 이후 LH의 부채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게 LH의 분석이다. LH 전체 부채 가운데 이자를 내는 금융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전년 대비 1조8000억 원 증가한 105조7000억 원이었다. 이전 3년간 연평균 늘어난 금융부채가 10조 원 가까웠던 것과 비교하면 취임 이후 증가폭이 기존의 20%에 채 미치지 못하는 것.

금융부채의 증가폭 축소는 재고자산 판매노력이 결실을 맺은 결과라고 LH 측은 밝혔다. 지난해 토지·주택 등 보유자산 판매실적은 22조1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LH가 연초에 설정한 목표(20조4000억 원)를 108.3% 초과 달성한 수치다. 이러한 성과는 이 사장이 취임 이후 지역 및 사업본부에 판매목표를 명확히 제시하는 한편, 22개 지역본부장 및 사업본부장과 판매경영계약을 체결해 책임경영체계를 구축하는 판매목표관리제를 도입한 결과다. 올해 LH는 당초 운영계획 17조8000억 원보다 8000억 원 늘린 18조6000억 원을 판매목표로 삼고 있다.

LH는 지금처럼 LH가 사업비를 전적으로 부담하는 방식으로는 부채를 축소하면서 정부의 정책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방식 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LH 단독으로 사업을 수행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민간과 협업하는 방식을 전격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LH가 추진 중인 사업방식 다각화는 리츠를 활용한 임대주택건설을 비롯해 주민참여형 환지방식, 공공-민간 공동개발, 대행개발 등이다. LH는 먼저 올해부터 연간사업비 18조~20조 원의 20%는 민간에서 조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올해 하남미사(민관공동개발), 화성동탄2·하남미사(리츠), 전주효천(환지방식) 등을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다른 사업지구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이 사장은 최근 “민간과 손은 더 많이 잡고, 몸은 더욱 낮출 것”을 주문했다.

한편 LH는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슬로건을 ‘통(通)! 통(通)! 세일(SALE)’로 정하고 내·외부 소통을 통한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이 슬로건의 의미는 임직원의 판매역량결집을 위한 내부소통(通)과 수요맞춤 판매 강화를 위한 고객소통(通)을 중점 전략으로 설정하고, 고객을 직접 찾아 나서고(Search), 기존의 판매방식을 바꾸고(Alteration), 책임감(Liability)과 열정(Enthusiasm)을 강조한다는 뜻이다. LH 관계자는 “고객맞춤형 판매방식을 적극 도입한다는 취지에서 ‘민간제안형 판매기법’ ‘리스&세일형 토지공급’ 등을 올해 시범적으로 도입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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