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의 몰락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4일 03시 00분


얼굴-몸-손 따로 전용 제품 사용… 비누 매출비중 10년새 반토막

직장인 한윤주 씨(33)는 욕실에서 비누를 거의 쓰지 않는다. 세수를 할 때는 세안제를, 손만 씻을 때는 거품 타입의 손 세정제를 사용한다. 샤워할 때는 보디클렌저를 쓰고 머리는 샴푸로 감는다. 세면대 한쪽에 비누가 있긴 하다. 그렇지만 한 씨는 “퇴근 후 저녁을 먹기 전에 가볍게 발을 닦을 때만 비누를 쓴다”고 말했다.

한 씨처럼 신체 부위별 전문 세정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최근 비누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해 비누 제품 매출은 2012년보다 4.5% 줄었다. 롯데마트가 지난 10년(2004∼2013년) 동안의 개인 세정용품 매출 구성을 분석한 자료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2004년 40.0%였던 비누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24.9%로 떨어졌다.

비누의 빈자리를 채운 것은 각종 세정제와 세안제다. 특히 손 세정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이마트의 손 세정제 매출액은 2012년보다 26.8%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는 10년 전 1.3%였던 개인 세정용품 매출 중 손 세정제 비중이 지난해 12.6%로 늘었다.

손 세정제 수요가 늘어난 계기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의 유행이었다. 당시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손을 닦아야 한다’는 인식이 크게 확산됐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김범석 기자
#비누#세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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