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적과의 동침 서슴지 않는 ‘그린카 경쟁’… 현대·기아차의 미래는 안녕하실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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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현·산업부
강유현·산업부
“향후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뭔가요?”

“전기차입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BMW 신차발표회에서 기자가 아르민 힐디시 2시리즈 상품총괄에게 묻자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기차”라고 답했다. 그는 “전기차는 엔진 대신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테슬라처럼 완성차 업체가 아닌 곳도 생산할 수 있다”며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격이 6만∼11만 달러인 테슬라의 고급 전기차 ‘모델S’는 지난해 상반기(1∼6월) 미국에서 1만 대 넘게 팔렸다.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을 모두 이겼다.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시장이 미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엔 이견이 없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신년사에서 ‘친환경 그린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는 ‘퍼스트 무버’라기보다는 ‘패스트 팔로어’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BMW는 올해 신규 전기차 모델 ‘i3’를 한국 시장에 출시한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레이’와 ‘쏘울’ 등 기존 모델에서 파생된 전기차가 아닌 순수 전기차 모델은 2016년 선보일 예정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분야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 ‘S500 하이브리드’를 국내에 들여온다. 현대·기아차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7∼12월)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처음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친환경차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도요타가 지난해 6월 기준 시장의 76.1%를 차지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4.3%로 4위에 그쳤다.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선 충전 방식이나 충전기 규격 등의 세계 기술 표준을 잡기 위해 포드-다임러-르노닛산, BMW-도요타, GM-혼다 등이 연합군을 형성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의 양산 체제를 갖췄다고 하지만 표준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판매량 기준 세계 5위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친환경차 시장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달려온 성장 가도에 빨간불이 켜질 수도 있다.

강유현·산업부 yhkang@donga.com
#그린카#현대차#기아차#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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