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직접투자가 줄어든 것은 원화 강세로 일본 등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금액은 145억4800만 달러(약 15조7118억 원)로 2012년 162억8600만 달러보다 10.7% 줄었다고 밝혔다. 외국인 직접투자가 줄어든 것은 2009년(―1.9%) 이후 처음이다. 감소 폭은 2003년(―28.9%) 이후 가장 컸다. 실제 투자가 이뤄져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직접투자 집행금액 역시 96억8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9.4% 줄었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가 부진했던 것은 엔화 약세가 지속된 가운데 아시아 주요 신흥국 통화 가운데 원화만 ‘나 홀로 강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일본 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는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2012년 45억4200만 달러로 전년보다 98.4% 늘었던 일본 기업들의 국내 투자는 지난해 26억9000만 달러로 40.8% 줄었다. 지난해 미국 기업들의 국내 투자 역시 35억2500만 달러로 전년보다 4.1% 감소했다.
규제 완화가 지연된 것도 투자에 영향을 미쳤다. 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설립이 허용될 것이라는 기대로 2012년 106.6% 늘어난 40억600만 달러를 기록했던 중화권(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투자는 지난해 정부가 복합리조트 설립을 유보하자 19억9800만 달러로 급감했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 투자 유치가 98억4800만 달러로 2.6% 늘었지만 제조업 투자 유치 실적은 46억48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3.8% 줄었다. 일반적으로 국내 대기업에 부품과 소재를 공급할 목적으로 한국에 진출하는 외국인 제조업체들은 공장 근로자 상당수를 한국에서 뽑아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지만 서비스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대부분 인수합병(M&A) 형태여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작은 편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