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녹십자 적대적 M&A 좌시않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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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15%→29% 확대에 반발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지분을 늘린 것을 두고 두 회사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앞두고 지분을 늘린 데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의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녹십자는 17일 일동제약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지분을 15.35%에서 29.36%로 끌어올렸다. 녹십자는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밝혔다. 최대주주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 측의 지분(34.16%)과는 4.8%포인트 차로 좁아졌다.

녹십자의 지분 확대는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임시주총(24일)을 코앞에 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일동제약은 윤 회장 측 경영권 확대와 전문성 강화 등의 목적으로 지주사 체제로 바꿀 계획이다. 하지만 녹십자가 반대하면 사실상 지주사 전환은 불가능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녹십자의 이번 지분 매입은 지주회사 전환을 막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며 “실제로 지주사 전환에 반대한다면 M&A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일동제약은 21일 내놓은 공식 입장에서 “녹십자는 지분 매입 전 어떤 협의도 없었다”며 “적대적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주사 전환 문제에 대해 “중장기 전략들을 전문적이고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혹시라도 녹십자가 반대한다면 이미 2000년대 초 지주사 전환을 한 스스로의 경영활동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녹십자그룹이 ‘경영의 전문성·효율성·투명성 제고 및 책임경영 실현’ 목적을 밝히며 이미 지주사 체제로 바꾼 점을 들어 반대 명분이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녹십자 측은 “일동제약의 주주로서 양사에 도움이 되도록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결정을 내리겠다”며 “적대적 M&A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연매출 규모로 녹십자는 업계 2위(약 8800억 원), 일동제약은 7위(약 3700억 원)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일동제약#녹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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