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샌드위치-칵테일… ‘호텔표’ 자체상품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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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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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서 외식으로 사업영역 점점 넓혀

롯데호텔이 지난달 새롭게 내놓은 칵테일 ‘한라티니’는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제주 스파 ‘해온(海溫)’의 재개관을 기념해 내놓은 메뉴다. 한라봉과 한라산 소주 등 제주산 재료로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롯데호텔은 ‘한라티니’라는 칵테일 이름에 대한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앞으로도 새로운 브랜드의 칵테일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며 장기적으론 롯데그룹 내 유통회사들에 상품을 공급할 계획도 있다.

최근 국내 호텔 업계가 ‘자체 브랜드(PB·Private Brand)’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호텔들이 숙박에서 외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대형마트처럼 ‘PB 제품’을 내놓는 것은 물론이고 브랜드의 독점 사용을 위해 상표 등록을 신청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세종호텔은 자체 개발한 ‘센세이셔널 샌드위치’에 대한 브랜드 특허 신청을 최근 마무리했다. 이 샌드위치는 호텔 내 이탈리안 레스토랑 ‘베르디’의 원강연 주방장이 기획해 개발한 것으로 견과류, 유기농 채소 등을 넣은 ‘건강 샌드위치’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원 주방장은 “건강을 생각하는 20, 30대 젊은층뿐만 아니라 호텔을 찾는 일본인과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아예 제품을 브랜드화해 마케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치 사업은 이미 호텔들의 브랜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분야다. 쉐라톤그랜드워커힐의 ‘수펙스(슈퍼엑설런트) 김치’나 웨스틴조선호텔의 ‘조선호텔 김치’ 등이 대표적이다. ‘해물 보 김치’ ‘배추김치’ 등 웨스틴조선호텔의 김치 4가지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호텔 밖으로의 진출에도 성공했다.

이장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숙박업에서 성장 한계에 다다른 호텔들이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전국 호텔 매출액 5조3394억 원 가운데 객실 수입은 40%(2조1335억 원)에 그쳤다. 반면 식음료 수입(1조6569억 원·31%)과 행사 수입(1조5491억 원·29%)은 전체 매출의 60%로 객실 수입을 뛰어넘었다. 특히 서울시내 특1급 호텔의 경우 식음료 수입(29.2%)이 객실 수입(29.1%)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호텔#호텔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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