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the Best]소비자가 사랑한 제품, 대한민국의 얼굴이 되었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9일 03시 00분


기업이 꼽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

삼성전자 ‘갤럭시S3’
삼성전자 ‘갤럭시S3’
《상품은 기업의 얼굴이다. 기업들은 저마다 회사를 대표하는 최고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감행한다. 성공적인 제품은 때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하나의 제품이 하루아침에 업계의 순위를 뒤바꾸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글로벌 제조업체인 3M은 4년 이내 개발한 신제품으로 전체 매출액의 30%를 달성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을 정도로 제품 개발을 중요하게 여긴다.

상품 개발은 동시에 기업의 흥망을 가르는 양날의 칼이 되기도 한다. 대규모의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한 상품이 품질과 기술을 인정받더라도 판매가 뒤따르지 않으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 ‘워크맨’으로 세계 전자업계를 호령했던 일본 소니는 온라인 음원의 유통 확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고객이 가치가 있다고 여기거나 실제로 구매하는 것은 제품(product)이 아닌 쓰임새(Utility)”라고 말했다. 그의 주장은 오늘날까지도 유효하다. 경영학자들은 소비자의 제품편익, 다시 말해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득과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상품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결국 기업의 대표상품은 소비자들에게 쓰임새를 인정받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인 셈이다. 기업들이 ‘최고 중의 최고(Best of best)’라고 자부하는 대표상품들을 만나본다.

○ 대표제품 육성은 곧 생존전략
LG전자 ‘옵티머스 G’(왼쪽), 현대차 ‘싼타페’
LG전자 ‘옵티머스 G’(왼쪽), 현대차 ‘싼타페’
스마트폰 시장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격전지다. 제품 개발 주기가 짧고 소비자의 구매기준이 까다로워 경쟁이 치열하다. 이러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최근 쾌거를 거뒀다. 대표상품인 ‘갤럭시S3’는 3분기(7∼9월) 세계에서 1800만 대가 팔리며 애플의 ‘아이폰4S’(1620만 대)를 추월했다.

삼성전자는 아이폰을 내세운 애플이 주도권을 거머쥐는 듯했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공격적인 제품개발로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상업적인 결과는 물론이고 기술력에 대한 호평도 잇따르며 회사 이미지를 끌어 올렸다. IT 전문매체 시넷은 갤럭시S3를 ‘안드로이드폰의 페라리’라고 극찬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3의 성공 비결로 ‘인간 중심 사용자환경(UI)’을 지목했다. 사용자가 화면을 보고 있으면 얼굴과 눈을 인식해 화면을 켜둔 채로 놔두고, 문자를 확인한 뒤 기기를 귀에 갖다대면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주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사용자의 실제 행동을 분석한 개발방향이 성공적인 결과물을 낳은 것이다.

LG전자는 최신 통신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의 도입에 맞춰 제품의 기술적인 차별화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9월 출시한 ‘옵티머스 G’는 LG그룹 차원에서 전 계열사의 역량을 한데 모아 개발했다.

대표적인 기능은 동시에 2개 이상의 작업을 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이다. 서로 다른 2개의 화면을 한눈에 보며 작업할 수 있다. 카메라는 1300만 화소급의 고화질 제품을 장착했다. 사용자가 위급한 상황을 맞아 119나 112에 전화하면 미리 지정해 둔 번호로 내용을 전송하는 ‘긴급통화 전달’ 기능은 사용자의 실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상정해 개발한 기능이다.

○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아이오페 ‘선블록’(왼쪽), SK텔레콤 ‘T베이스볼’
아이오페 ‘선블록’(왼쪽), SK텔레콤 ‘T베이스볼’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는 데 수천억 원의 개발비용이 드는 자동차업계는 신차 한 대가 성패를 좌우한다. 시장의 수요 변화에 맞춰 적절한 시기에 제품을 내놓는 전략도 필수다.

현대자동차가 4월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싼타페’는 최근 급증한 야외 레저활동 수요에 맞물려 경기 불황에도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2005년 출시 이후 7년 만의 신형으로 편의장치와 성능을 끌어올린 게 인기 요인이다. 이 차는 5월 출시 후 지난달 말까지 4만175대가 팔렸다.

기아자동차가 9월 출시한 준중형차 ‘K3’는 개성있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원하는 젊은층을 노린 모델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총괄 부사장의 주도로 기존 준중형에서 볼 수 없던 역동적인 디자인을 표현했다. 이 차는 출시 2개월 만에 1만1000여 대가 팔려 기아차의 올 하반기 최대 히트작으로 올라섰다.

렉서스의 준대형 세단 ‘뉴 제너레이션 ES’는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으로 부진을 겪었던 한국토요타의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 높은 연료소비효율과 개선된 주행성능이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모델인 ‘S클래스’는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철학을 담았다. 판매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는 핵심 모델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관중 수 700만 명을 돌파한 프로야구의 인기에 맞춰 실시간 야구중계 서비스인 ‘T베이스볼’을 내놨다. 아모레퍼시픽은 독자적인 기술을 담은 대표 브랜드인 ‘아이오페’를 통해 유행에 민감한 화장품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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