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구직도 안해…20대 ‘비경’들 뭐하고 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7일 0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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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 10명중 4명 육박…`스펙쌓기'로 전환

구직을 포기한 20대 청년층의 비율이 2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 침체의 후폭풍이 고용 취약층인 청년층에 영향을 미치면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채 고용시장 밖을 맴도는 20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구직을 포기하는 대신 취업준비 같은 이른바 '스펙 쌓기'로 방향을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20대 연령층의 비(非)경제활동인구 비율은 작년 같은 달보다 0.7%포인트나 오른 38.4%였다.

경제활동인구 조사를 구직기간 4주 기준으로 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구직기간 1주 기준으로는 38.7%로 1988년 2월(38.7%) 이후 24년 7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20대 비경제활동 인구(이하 구직기간 4주 기준)는 9월에 238만3천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만6천명 늘었다. 8월에 7만5천명 증가하며 17개월간의 감소세를 마감한 데 이은 것이다.

비경제활동(비경) 비율은 해당 연령대 인구 중 통학(학생)이나 취업준비, 육아, 가사, 쉬었음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의 비중이다. 100에서 경제활동(취업자+실업자) 참가율을 뺀 수치와 같다.

이 비율은 9월 기준으로 2007년 36.5%였으나 세계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 37.3%로 올라섰다. 이후 2009년 37.4%, 2010년 37.8%, 2011년 37.7% 등을 유지하면서 경기 회복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업들의 신규 채용 규모가 줄어들며 20대 후반 연령대를 중심으로 비경 인구가 늘고 있다"며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대 후반의 비경 비율은 작년 9월 25.1%에서 올해 9월 26.9%로 무려 1.8%포인트 뛰어오르며 3개월째 늘었다. 같은 시기 20대 초반이 54.3%에서 52.1%로 2.2%포인트나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흐름은 한국경제의 일자리 창출력 저하, 청년층의 학력 인플레이션, 기업의 경력직 선호 추세 등 20대 고용시장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 요인까지 가세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대 비경 인구의 활동상태는 육아(23만 5000명)와 가사(11만 2000명)가 작년 9월보다 각각 2만 8000명(-10.6%), 2000명(-1.8%)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취업준비(41만 8000명)와 통학(126만 5000명)은 3만 2000명(8.3%), 5만 명(4.1%)이 늘었다.

전체 비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육아가 작년 9월 11.3%에서 9.9%로 한 자릿수로 하락했다. 반면, 취업준비는 16.5%에서 17.5%로 올라 9월 기준으로 2008년(17.6%) 이후 가장 높았다.

한국고용정보원 박진희 부연구위원은 "경기가 나빠져 구직 실패로 비자발적으로 비경 인구화 하거나 더 나은 일자리를 찾고자 취업준비 등 자발적으로 비경 인구화 하는 추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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