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날 빨간선인장 선물… “뿌리 잘 내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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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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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들 ‘어울림 프로젝트’

두산인프라코어 직원들이 경력사원으로 입사한 것을 환영한다는 의미의 화분을 주고받고 있다. 이 회사는 경력사원의 적응을 돕기 위한 ‘하이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경력사원에게 새 동료들이 응원 메시지를 담아 전달한 롤링페이퍼. 두산인프라코어 제공
두산인프라코어 직원들이 경력사원으로 입사한 것을 환영한다는 의미의 화분을 주고받고 있다. 이 회사는 경력사원의 적응을 돕기 위한 ‘하이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경력사원에게 새 동료들이 응원 메시지를 담아 전달한 롤링페이퍼. 두산인프라코어 제공
‘환영합니다. 대리님.’

올해 6월 경력사원으로 두산인프라코어에 입사한 기획조정실 곽대윤 대리(35)는 처음 출근하는 날 사무실 책상에서 빨간 선인장을 발견했다. 화분에는 ‘새 회사에 잘 뿌리내리길 바란다’는 팀 동료들의 환영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기업의 경력사원 채용 비중이 늘어나면서 그들의 빠른 조직 적응을 돕기 위한 아이디어도 쏟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형식적인 강의식 교육에서 벗어나 경력사원들이 빨리 회사의 핵심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독특한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1월 ‘하이디(Hi-D)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난해 이 회사에 들어온 800여 명의 사원 가운데 경력사원이 약 280명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상반기(1∼6월)에 입사한 사원 254명 가운데 약 30%에 해당하는 74명이 경력사원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하이디 프로그램은 새 회사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조직에 적응하는 것을 목적으로 짜였다”고 설명했다. 입사 첫날 빈 책상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것에서 벗어나 회사 생활과 문화를 상세히 알려주는 ‘생활 가이드 맵’을 준비했고 회사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멘토도 지정된다. 사내에서 며칠간 형식적으로 듣던 교육은 회사와 제품 조직별로 짜임새 있게 구성됐다. 경력사원은 이 프로그램으로 6개월 동안 회사의 세심한 관리를 받는다.

코오롱그룹의 정보기술(IT) 사업 계열사인 코오롱베니트는 최근 경력사원 교육 과정에서 ‘샌드위치 미션’을 시도했다. 경력입사자들은 조별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기존에 근무하고 있던 직원에게 저렴한 가격에 샌드위치를 파는 것. 이들은 정성껏 만든 샌드위치를 매개로 자연스럽게 기존 근무자들과 얼굴을 익히고 교육을 받는 동기 모임의 회식비로 활용해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기업이 경력사원 관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신입사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를 약속하고 영입한 경력사원이 빨리 조직에 적응하고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조직원들과의 화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경력사원이 좋은 성과를 내려면 개인의 역량뿐 아니라 조직 내 협업과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경력사원의 이탈은 채용 시장 내에서 기업의 평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일하기 힘든 직장’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 정착 필요한 경력사원을 제때 확보하지 못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기업#어울림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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