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저물가… 7월 1.5% 상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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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감소로 상승률 12년來 최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년 만에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농축수산물 가격과 석유가격 안정에 힘입은 결과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국제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어서 안심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2000년 5월(1.1%) 이후 1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1%대로 내려앉은 것도 2009년 7월(1.6%) 이후 처음이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3.4%를 보인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7월에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가 물가 안정세를 주도했다. 돼지고기(―17.6%), 호박(―55.1%), 상추(―33.5%), 참외(―24.7%), 수박(―22.5%) 등의 하락폭이 컸고 휘발유도 0.9% 내려갔다. 장기 물가추세를 살펴볼 수 있는 근원물가(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 상승률도 1.2%에 그쳐 2월 2.5%를 기점으로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정치권이 추진한 무상보육, 무상급식 정책도 물가 안정세에 한몫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육시설 이용료(―34.0%), 유치원 납입금(―11.1%), 학교급식비(―19.2%)가 모두 하락폭이 두 자릿수였다.

그러나 이러한 안정세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등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가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불황형 물가 안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급등하고 있는 국제곡물가격이 올해 말부터는 국내에도 영향을 줄 소지가 많고 두바이산 원유가격이 최근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한 점을 감안하면 물가 안정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소비자물가#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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