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줄어드는 추세였던 직장인들의 여름휴가 일수가 올해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불황 때문에 생산량을 줄이는 기업들이 휴가비는 줄이고 휴가 기간은 늘렸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직원 100명 이상 기업 452곳을 조사한 결과 올해 각 기업이 직원들에게 준 여름휴가 일수는 지난해 4.0일에서 소폭 늘어난 평균 4.2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평균 휴가 일수는 대기업이 5.0일, 중소기업은 3.9일이었다.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된 2004년 이후 휴가 일수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을 빼고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러다 유럽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가 덮친 올해 다시 휴가 일수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경총은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휴가 일수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휴가를 늘린 기업의 34.8%는 그 이유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생산량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21.7%는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근로자의 복지를 위해서’라는 답변은 30.4%에 그쳤다.
직장인들이 전보다 더 긴 휴가를 보내게 됐지만 주머니는 오히려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지급하는 휴가비는 평균 43만3000원으로 작년 44만5000원보다 1만2000원 줄었다. 특히 대기업의 휴가비는 지난해 55만4000원에서 올해 52만7000원으로 2만7000원 줄어 중소기업(42만1000원→41만 원)보다 감소 폭이 더 컸다. 아예 휴가비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기업도 늘어났다. 휴가비 지급 계획이 없는 기업의 비율은 전체의 27.2%로 작년 25.4%보다 1.8%포인트 증가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여름휴가 시기는 8월 초순이 42.9%로 가장 많았고, 7월 말이 29.6%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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