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론스타 지우기’ 본격화

  • Array
  • 입력 2012년 6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론스타가 없앤 미주영업점 부활 추진-교포은행 인수도
잡음 많던 사업본부제 개편… 7월 ‘원샷 인사’ 단행

외환은행이 2003년부터 올해 초까지 9년간 주인이었던 미국 사모펀드 론스타가 남겨놓은 ‘단기 성과 우선주의’의 잔재를 털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론스타가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잦은 배당, 카드사업 축소 및 정리해고, 해외 지점 폐쇄로 축소시키는 바람에 훼손된 은행의 가치를 복원하려는 의지다.

24일 외환은행에 따르면 7월에 부점장급 이상 인사와 일반 직원 인사를 한 번에 하는 ‘원 샷 인사’를 실시하고, 론스타가 만든 사업본부제도 개편한다. 그동안 기업, 대기업, 개인으로 나뉜 사업본부의 그룹장은 소속 사업본부만 총괄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행내에서 “소속 사업본부가 다른 직원들은 엘리베이터도 같이 타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였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7월 인사에서 사업본부 간 인사 이동 및 성과 공유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 ‘카드 명가(名家)’로 불렸던 외환은행의 옛 명성을 찾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외환은행은 1978년 국내 최초로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카드 포인트 및 마일리지 제도도 처음 도입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은행계 카드사 중 선두권을 유지했지만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약 반년 만인 2004년 2월 외환카드를 합병하고 직원들을 대량 해고하는 바람에 지난해 말 점유율이 2.8%까지 떨어졌다. 같은 은행계 카드사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현재 업계 1, 2위를 굳힌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론스타는 외환카드 직원들을 해고할 때 문자메시지로 알렸고 합병비용을 아끼기 위해 주가 조작에까지 나서 직원들의 공분을 샀다. 윤용로 행장(사진)은 지인과 식사할 때 최근 선보인 ‘외환2X카드’ 신청서를 꺼내며 가입을 권유하는 등 카드 회원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론스타가 없앤 미주 영업점 재개설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외환은행은 원래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미국 내에만 여신과 수신이 가능한 5개 지점, 자회사인 퍼시픽유니언뱅크(PUB) 등 상당한 소매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론스타가 미국 은행업 허가권을 반납해 현재는 여신업무만 가능한 외환뉴욕파이낸셜, 외환로스앤젤레스파이낸셜만 남아있다. 24일 미국, 캐나다 출장길에 오른 윤 행장은 미국 법인의 부활 및 교포은행 인수 등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외환은행#론스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