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이란제재 불안감… 소비자물가 ‘조마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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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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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연중 최고 수준… 국민들 인플레 우려도 부담

한동안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가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로존 위기와 이란산(産) 원유 수입 중단 가능성이라는 악재를 동시에 만나며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68.9원에 마감했다. 직전 거래일(18일)의 1172.8원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연중 최고 수준인 117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높이면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우려감을 표시한 것도 이런 배경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시장 참가자들이 18일 외환당국의 직접적인 매도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의 향방도 물가에 우호적이지 않다. 유럽연합(EU)의 제재에 따라 EU 국가들이 올 7월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면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 여기에 EU가 국내 정유사에 유럽 보험사들이 보험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면 국내 도입분의 10% 가까이를 차지하는 이란 원유가 한국으로 수송되지 않아 휘발유값 등 국내 유가가 급등하게 된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럽 사태는 성장률과 수요압력을 낮춰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물가불안을 희석할 수 있지만, 이란 문제로 국제유가가 뛴다면 비용 요인이 돼 영락없이 물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 불안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여전한 점도 당국의 고민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2.5%로 지난해 말(4.2%)에 비해 크게 낮아졌지만 일반인의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나타내는 기대 인플레이션은 3.8%로 아직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으면 자영업자들이 물가가 오를 것을 예상해 미리 가격을 올리기 때문에 실제 물가에도 부담을 준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소비자물가#유로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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