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숙련·저소득 ‘고졸의 덫’]첫 취업 후 평균4개 일자리 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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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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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졸업 뒤 취업 500명 5년간 추적“이직때마다 임금깎여” 34%… 66%가 중소기업서 출발… 43% 석달 못넘기고 이직

고졸 취업자가 첫 직장에서 일하는 기간은 평균 5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졸업 후 5년 반 동안 평균 4개의 일자리를 옮겨 다니며 10명 중 3명은 새 직장의 임금이 전 직장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최근 고졸 채용문이 넓어지고 있지만 저임금 일자리를 맴도는 고졸 취업자의 ‘저(低)소득, 저숙련 덫’이 고용시장의 불안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동아일보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동향데이터분석센터가 2005년 2월 고교 졸업생 중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500여 명의 5년여간 취업 이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분석 결과 졸업 후 1년 이내에 취업에 성공한 고졸자는 55%였다. 첫 직장을 잡는 데까지는 평균 18.1개월이 걸렸다. 첫 취업을 하는 데 3년 이상 걸린 고졸자도 28.8%를 차지했다.

어렵사리 첫 직장을 잡더라도 근속기간은 길지 않았다. 고졸 취업자들은 평균 5.2개월을 근무하고 직장을 옮겼다.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첫 직장을 옮긴 이들도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1년 넘게 첫 직장을 유지한 고졸자는 2.4%에 그쳤다.

반면 대졸자는 고졸자보다 더 빨리 일자리를 잡고, 첫 직장 유지기간도 더 길었다. 대졸자는 첫 직장을 잡는 데 졸업 후 약 6개월이 걸렸다. 첫 직장 근속기간도 약 27개월로 고졸자보다 훨씬 길었다.

고졸 취업자의 65.5%는 직원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첫 직장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113만 원, 근로시간은 주당 약 50시간으로 조사됐다. 시간당 임금이 평균 6000원으로 현재 최저임금(4580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다.

이들은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5년 6개월간 평균 3.93개의 일자리를 옮겨 다녔다. 하지만 이직을 할 때마다 임금이 떨어졌다는 응답이 평균 33.5%였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회사를 옮긴 취업자도 평균 9.8%에 불과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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