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러시아 원유 수입 늘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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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감축에 수입국 다변화
염분많아 저렴… 정제기술 활용

SK에너지가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크게 늘리는 등 원유 수입국 다변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을 요구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SK에너지는 전체 수입 원유 중 10% 정도를 이란에서 수입하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많지 않았는데 새로 개발한 원유정제 기술을 활용해 수입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19일 “염분이 많은 원유를 잘 정제해 내는 ‘유수분리(油水分離)’ 기술을 활용해 염도가 높은 러시아산 원유 등을 다량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수분리 기술은 염도가 높은 원유에 염분 흡착제를 첨가한 뒤 염분을 고형화해 분리하는 기술이다. 개발하기 힘든 고난도 기술은 아니지만 소량의 원유를 처리할 때는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SK에너지처럼 원유를 대량 수입·정제하는 업체는 유수분리기술을 활용해도 충분히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SK에너지에 따르면 러시아산 원유는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원유보다 염분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염분이 많은 원유는 정제를 하는 데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만 이 점이 이미 원가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며 “일반 원유에 비해 배럴당 2∼3달러 싸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산 원유는 중동 등지에서 생산되는 원유에 비해 값이 싸다.

러시아는 또 지리적으로 중동이나 아프리카보다 가까워 수송비가 덜 든다는 장점도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유수분리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저렴하면서도 운송비가 적게 드는 러시아산 원유를 보다 많이 수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는 이외에도 칼슘 성분이 많고 산성이 강한 원유의 정제기술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원유 수입국 다변화를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제하기 까다로운 원유의 정제 기술을 모두 갖추고 있는 회사는 드물다”며 “이 기술들을 활용하면 다양한 종류의 원유를 싼값에 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렇게 하면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하고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SK에너지는 현재 20여 개국으로부터 50여 종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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