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사나이’ 박태준 1927~2011]철강이 종교… 설립 이후 끊임없이 기술혁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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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를 최고의 철강회사로 키우기까지

1968년 3월 20일 서울 중구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포항제철주식회사(현 포스코)의 창립총회가 열렸다. 당시만 해도 이 회사가 철강회사 가운데 시가총액 세계 1위, 생산량 세계 4위로 도약할 수 있을 거라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해 4월 1일 설립된 포항제철의 초기 자본금은 140억 원에 불과했고, 철강회사의 핵심인 제철소는 경북 포항에 짓는다는 계획만 있었다. 하지만 43년 동안 고 박태준 명예회장을 비롯한 포스코 임직원들은 ‘제철보국’이라는 기업 이념으로 똘똘 뭉쳐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 경제성장의 발판, 포항제철소

모든 산업에 반드시 들어가는 철강의 생산은 공업화의 필수 조건이었다. 정부는 1968년 공기업 포항제철을 출범시켰다. 고 박 명예회장을 비롯한 33명의 직원은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제철소 건설을 준비해 1970년 4월 1일 역사적인 제철소 착공식을 했다. 3년여 만인 1973년 7월 연간 조강생산량 103만 t 규모의 포항제철소 1기가 준공됐다. 네 번의 확장 끝에 1983년에는 생산량이 910만 t으로 늘어났다.

고도성장 속에서 철강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포항제철은 1985년 전남 광양에 제철소를 짓기 시작해 1992년 완공했다. 1999년 광양제철소 제5 고로를 지으면서 포스코의 연간 조강생산량은 2800만 t으로 늘었다.

○ 성장의 원동력, 기술혁신

“파이넥스는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혁신적인 기술이자 세계 철강사를 새롭게 쓰는 쾌거입니다. 포스코는 우리 국민에게 자신감을 일깨워준 자랑스러운 기업입니다.”

2007년 5월 포스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공장 준공식에서 축사를 한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표정은 상기됐다. 이날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가동한 파이넥스 공법은 지금까지의 용광로 공법을 대신할 획기적인 기술이었다. 광산에서 채취한 부스러기 형태의 철광석에서 곧바로 쇳물을 생산하는 방법으로, 용광로 공법에 비해 원가는 35%, 오염물질 배출은 최대 28%까지 줄일 수 있다.

포스코가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것은 단순히 생산능력을 늘려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포스코는 “포항 1기 설비를 가동한 1973년부터 기술 자립을 목표로 조업·설비기술 개발에 주력했다”며 “독자기술로 개발한 파이넥스 공법, 스트립캐스팅 기술(짧은 시간에 핫코일을 생산하는 기술)이 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올해 연구개발(R&D)에 투자한 비용은 약 6000억 원. 매년 R&D 예산을 20% 가까이 늘려온 포스코는 2015년까지 R&D 예산을 매출의 2%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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