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석유공단 16분 정전에 업체 피해가 무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6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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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공급 안정화 대책 필요…한전 "선로 복선화 필요"

산업도시 울산에 최근 정전으로 인한 기업체의 피해가 적지 않아 전기공급의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6일 울산석유화학공단의 정전 사태는 한국전력 울산 용연변전소에서 이상이 생기면서 일어났다. 약 16분간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갑작스런 정전으로 빚어진 피해 규모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걱정이다.

석유화학업종의 공장에서는 단 몇 초의 정전 충격에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업종의 특성상 정전으로 공장 가동이 갑자기 중단되면 액체상태로 흐르던 배관 속의 제품이 굳어져 1차 피해가 발생한다. 게다가 공장을 다시 가동할 때까지 수일이 걸려 2차 생산 피해까지 발생할 수밖에 구조이다.

석유화학업체의 한 관계자는 "단 1분이라도 정전이 되면 모든 공정이 중단된다"며 "정전으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다. 복구하는데 최소 15일 정도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SK에너지 울산공장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정유공장과 석유화학공장이 대부분 정전되면서 가동이 중단돼 피해가 컸다. SK에너지는 최근 몇 년 사이 발생한 정전 사고 가운에 이번의 피해 규모가 가장 클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에너지가 각 공정 내의 미완성 제품을 태우는 과정에서 굴뚝마다 시뻘건 불꽃이 수십m 치솟아 마치 폭발이 일어날 것처럼 보이자 일부 시민들이 불안해하기도 했다.

남부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석유화학공단 입주업체의 정전으로 공정과정 중 불완전 연소가 일어나 굴뚝에서 화염과 검은 연기가 발생했다"며 "하지만 화재 발생 위험은 없다"고 말했다.

울산에서는 지난 9월 전국적인 정전사태로 5만여 가구의 전기가 끊기면서 중소기업 산업단지의 일부 제조업체가 조업을 중단하는 피해를 보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낙뢰로 현대자동차 울산 1공장과 4공장의 생산라인이 10여분 동안 멈춰섰지만 그나마 큰 피해는 없었다.

울산공단의 기업체에는 한전의 설비문제, 자연재해, 기업체 내부 공정 사고 등의 이유로 매년 한두차례씩 일시 정전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석유화학공단 기업체의 경우 짧은 시간의 정전에도 피해 규모가 엄청나다는 데 있다
.
한전은 "기업체들이 전기를 공급받는 선로를 지금의 한개에서 두개로 깔아 병렬식으로 하면 예상하지 못한 정전 피해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새로 공장을 만드는 기업체들은 선로를 복선으로 설치하지만 오래된 기업체는 알고도 하지 않다는고 한전 측은 덧붙였다.

울산시는 자치단체 차원에서 산단의 정전사고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변전소 3곳을 증설하기로 했다. 또 지역 국가산업단지를 석유화학단지, 여천단지, 온산단지, 용연단지 등 4개 지역으로 나눠 전력수급 개선대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석유화학단지의 경우 용연 2 변전소를 2015년까지 건설해 입주기업에 대한 전력공급 능력을 확충하고 송전선로 용량을 늘리기로 했다.

울산시는 "지난 1월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정전사고를 계기로 대책을 추진했다"며 "기업체도 전력공급 2중망을 구축해 정전 때문에 가동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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