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센터 “미래 큰손 연예 - 스포츠 스타 모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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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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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 ‘셀러브리티’ 마케팅

수십억 원 이상을 보유한 거액 자산가만 고객으로 받는 한 대형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센터의 P 팀장은 최근 가수와 예능인 여러 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예능프로의 경제 관련 코너 자문을 통해 몇 년 전부터 인연을 맺은 덕분이었다. 이들의 투자금액은 개인당 5000만 원에서 1억 원 정도로 VVIP치고는 적다. 하지만 P 팀장은 “최근 YG엔터테인먼트의 ‘공모대박’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류 바람을 타고 국내 엔터테인먼트산업 성장세가 가파르다”며 “당장의 투자금액보다는 잠재력에 무게를 두고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연예·스포츠 스타들이 증권사 VVIP급 PB센터의 새로운 ‘큰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연예계 신흥부자들이 잇따라 탄생하고 프로스포츠에서도 연봉과 별개로 수억 원의 계약금을 단번에 얻는 운동선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셀러브리티(유명인사) 영업’ 경쟁 역시 가열되고 있다.

○ 증권사 PB센터의 ‘새로운 큰손’

거액 자산가 못지않은 수입을 올리지만 지금까지 유명인사와 증권사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이들의 투자 관심이 주로 부동산에 집중된 데다 주식투자를 해도 주변인의 정보에 의존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서 자산관리 강화로 돌아선 국내 증권업의 ‘패러다임 전환’과 스타들의 체계적인 자산관리 수요 증가라는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송석준 대우증권 PB마케팅부장은 “연예·스포츠 스타들이 거액 고객으로 올라서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며 “이들을 잡으려면 영업 반경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타들 편에서도 증권사의 전문적인 자산관리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현금 흐름이 일정치 않고 미래가 불안정한 직업 특성상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노후 대비. 그동안 수익형 부동산 투자나 창업이 많았던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증권사 PB들은 다양한 분야의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한 컨설팅뿐 아니라 세무, 법률 문제도 처리해주고 있다. 실제로 국민가수급 스타를 고객으로 둔 한 증권사 PB는 “집사에 가까운 수준으로 고객을 모시고 있다”고 전했다.

○ 유명인사 마케팅 갈수록 가열

VVIP 영업에 잔뼈가 굵은 한 증권사의 영업담당 임원은 얼마 전부터 친분 있는 야구 구단이나 농구 구단을 직접 찾아가 투자설명회를 열고 있다. 구단 관계자와 해당 팀 전원이 대상이지만 목표 고객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스타 선수들이다. 그는 “네트워크나 정보력 부족으로 투자에 실패하는 스타 선수들이 의외로 많다”며 “시장 상황 설명과 함께 이들이 공감할 만한 맞춤형 투자전략과 상품을 제시하면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명인사들을 섭외하기 위해 자사 광고모델이나 후원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과의 친분을 활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운동선수들의 모임에 참석하거나 팬클럽 활동이나 방송국 인맥을 통해 연예인들을 소개받기도 한다. 최근 대우증권은 자사 광고모델인 영화배우 박해일이 여의도지점 PB센터의 고객이 됐다며 연예·스포츠 스타를 대상으로 한 영업 강화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 유정섭 IBK투자증권 이사는 “연예·스포츠산업이 발달한 선진국들은 이미 이들을 대상으로 한 특화 PB서비스가 활성화돼 있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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