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야후에 깃발 꽂을 새 주인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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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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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알리바바 이어 구글도 인수전 입질

세계 최초의 인터넷 검색엔진을 개발한 인터넷 1세대 기업인 야후가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3분기(7∼9월) 기업실적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지난달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될 정도로 흔들리고 있는 야후를 인수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입질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 특히 구글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몇 년 새 글로벌 IT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인수합병(M&A)’ 거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신경전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야후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3% 줄어든 2억9300만 달러(약 3300억 원)를 나타냈다. 9월 초 캐럴 바츠 CEO를 경질하면서 야후의 매각설은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실제로 야후 이사진은 잠재적 인수 후보군에 재무정보를 제공할 의사를 밝히는 등 매각설을 부추기고 있으며 최대 9개 기업이 야후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23일 구글이 최소 2개의 사모펀드와 제휴해 야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은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아직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야후를 다른 회사에 뺏기지 않기 위해 이번 인수 작업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야후는 실제 과거보다 영향력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세계 검색시장의 17%를 차지하고 있고 매달 7억 명가량이 방문하는 알짜배기 회사다. 다만, 구글이 야후를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이 50%를 훌쩍 넘어 미 연방정부의 반독점법에 걸릴 소지가 있다. 이 때문에 직접 인수 대신 사모펀드를 통해 우회적으로 뛰어들기로 한 것. 구글은 2008년에도 야후와 검색광고를 제휴하려 했으나 독점을 우려한 정부의 개입으로 실패한 바 있다.

구글이 가장 두려워하는 인수 후보는 야후와 2009년부터 기술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구글은 MS의 야후 인수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라고 보도했다.

○ 중국 알리바바, 경영권 방어에 안간힘

야후를 노리는 기업들이 단순히 온라인 검색광고 시장만 보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야후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어 야후를 가져올 경우 중국 최대 IT 기업을 인수하는 부수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중국 알리바바그룹이다. 이 회사는 아예 모회사를 인수하기로 내부 결정을 내렸다. 실제로 잭 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야후 인수에 관심이 높고 이를 위해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홀딩스와 함께 자금 확보에 나섰다고 최근 미국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가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이 야후를 중국에 넘길지는 불투명하다. 알리바바가 야후를 인수하려면 미국의 ‘해외투자 국가안전법’에 따라 해외투자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2년 미국 대선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에 야후를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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