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사내 컨설턴트 양성에 미래 건다… 2014년까지 300명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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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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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식 컨설팅업체 변신”

KT의 사내 컨설턴트 양성 그룹 PEG 구성원들이 11일 서울 광화문사옥에서 프로젝트를 발주한 분당사옥 직원들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KT 제공
KT의 사내 컨설턴트 양성 그룹 PEG 구성원들이 11일 서울 광화문사옥에서 프로젝트를 발주한 분당사옥 직원들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KT 제공
KT에는 좀 특별한 부서가 있다. 이석채 회장의 지시로 만들어진 사내 컨설팅 조직 PEG(Project Expert Group)그룹이다. PEG그룹은 사내 임직원 중 전문가급의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력 300여 명을 컨설턴트로 키우고자 만든 조직이다. KT는 매년 연 200억∼300억 원에 달하는 외부 컨설팅 비용 중 70%를 2014년까지 자체적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PEG는 현재 KT의 전사 통합 전산체계 구축과 사물지능 통신 비즈니스 전략 수립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고 있다.

PEG를 통해 경험이 쌓이고 노하우가 생기면 KT는 통신사에서 정보기술(IT) 컨설팅업체로 변신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PC 제조업체인 IBM이 2005년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서버, 솔루션을 제공하는 컨설팅기업으로 변화한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IBM은 PC사업이 정체되자 과감히 주력사업을 버리고 변신했다. 이 같은 빠른 의사결정과 변화는 100년 역사를 가진 IBM의 장수비결로 꼽힌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네트워크 장사만으로는 생존에 위협을 느낀 KT도 6년 전 IBM처럼 회사의 성격을 변화시키려는 것이다.

PEG는 이 회장이 2010년 4월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프로젝트 단위 조직체계를 갖추라”고 지시한 뒤 사업부별로 태스크포스(TF) 성격이 짙은 ‘특수임무그룹’을 만든 것이 시초다. 처음에 이들은 프로젝트가 생기면 모였다가 끝나면 사라지는 ‘별동대’였다. 하지만 작년 말 이들은 별도의 조직으로 편제돼 ‘상비군’이 됐다. 각 부서에서 프로젝트를 띄우면 관련 분야 출신 PE들이 컨설팅을 진행하고 결과를 사업부에 알린다.

같은 식구들이 컨설팅을 하면 할 말을 못한다는 걱정도 있었다. 이는 인사시스템으로 보완했다. 이영희 컨설팅실장(전무)의 직속기구로 두면서 이들에 대한 인사평가에 다른 부서 사람들이 전혀 관여할 수 없게 했다. 또 프로젝트 진행 기간(약 3개월) 동안 컨설팅실 임원과 프로젝트 발주 부서 임직원들이 모이는 위원회가 두 차례 이상 열린다. 부당한 압력과 주문을 배제하기 위해서다.

회사는 PEG 구성원들에 대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들은 프로젝트와 프로젝트 사이 남는 시간에 회사가 제공하는 컨설팅 관련 이러닝 강의를 수강한다. IT 회사의 조직구성, 프로젝트 관리, 상품 설계, 프로젝트 추진 시기 등을 자세하게 정의해 놓은 프로젝트 관리 방법론 ‘PRINCE2’도 연구한다. 실제 외부 컨설팅업체에 파견돼 근무할 기회도 준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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