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 도시의 가계소득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에 집중됐던 성장의 과실이 지방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19일 지역별 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중국에서 가계소득(명목소득 기준)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하이난(海南) 성으로 19.4% 뛰었다. 이어 안후이(安徽) 성과 산시(陝西) 성, 랴오닝(遼寧) 성, 지린(吉林) 성 등이 모두 15% 이상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는 10%를 간신히 넘기는 선에 그쳤다.
상반기 중국의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 물가가 중국 경제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아직은 소득 증가율이 물가 상승률을 앞서는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농촌의 가계소득 증가율도 두드러졌다. 구이저우(貴州) 성의 경우 도시의 가계소득은 같은 기간 13.2% 올랐지만 농촌은 20.4% 증가했다.
중국의 지방도시와 농촌의 가계소득이 빨리 오르는 이유는 무엇보다 정부가 도농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방 소재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거나 임금 인상을 유인하고 있기 때문. 또 전통적인 공업지대인 연안에서 내륙으로 기업들을 이주시키는 것도 가계소득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김명신 KOTRA 상하이무역관 차장은 “최근 농촌에서 도시로 돈 벌러 갔던 인력들이 내륙에 새로 들어선 공장으로 다시 U턴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절대소득이 아직까지 베이징이나 상하이에 비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지방도시도 많다. 하지만 소득 증가율만 놓고 보면 지방의 소비 여력이 빠르게 도시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반영하듯 중소 도시가 많은 산둥(山東) 성은 지난해 승용차 등록대수가 100만 대에 육박해 2009년 대비 70% 이상 늘었다.
루이뷔통은 이미 창사(長沙) 시안(西安) 칭다오(靑島) 샤먼(厦門) 우시(無錫) 원저우(溫州) 쿤밍(昆明) 등에 매장을 개설해놓고 있다. 지난해 루이뷔통의 중국 내 매출(130억 위안)이 전 세계 매출의 40%에 육박한 비결도 지방 수요가 가세한 때문이다.
중국 전역에 200여 개의 판매장을 갖고 있는 독일 자동차 업체 BMW는 앞으로 신규 개설하는 매장의 3분의 1은 인구 100만 명 이하 중소도시에 둘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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