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톱스타 빈자리, 캐릭터·음악·스토리텔링으로… 아파트 광고 감성 마케팅

동아일보 입력 2011-08-30 03:00수정 2011-08-30 09:4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톱스타 광고, 아파트 품질·브랜드 기억못해 캠페인 광고로 수정
편리함·자부심·친환경 등 건설사 가치 반영해 차별화


《지난달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대우건설 정대우 과장’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다. 그는 1973년생, 입사 11년차의 세일즈 엔지니어로 국내외 건설공사현장을 거쳐 현재는 본사에서 내근업무를 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소개됐다. 요즘 몸짱과는 거리가 먼 배불뚝이 체형을 갖고 있는 옆집 아저씨 같은 모습도 공개됐다. 그가 누리꾼의 호기심을 한 몸에 받은 이유는 실제 인물이 아닌 사이버 애니메이션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이 회사 홍보를 위해 만든 것으로 국내 건설업계에서는 처음 시도했다.

이전까지 대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의 홍보모델은 국가대표 미녀로 불리는 배우 김태희 씨였다. 이런 이유로 누리꾼들은 ‘정대우 과장이 김태희를 밀어냈다’며 열렬한 반응을 보였고, 정 과장이 검색어 1위 자리에 오르자 대우건설은 “새로운 시도라 효과가 있을까 고민이 컸지만 친근함과 동질감을 주는 만화 캐릭터가 젊은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마케팅 전략이 바뀌고 있다. 톱스타 일변도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만화 캐릭터나 일반인, 아이디어를 앞세운 스토리텔링 광고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광고모델만 기억하는 톱스타 마케팅이 실패했다는 판단에서다. 아파트 브랜드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은 상황에서 마케팅 전략이 진화하며 나타난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분석도 나온다.

○톱스타 빼고 스토리를 넣는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건설사들은 이영애, 배용준, 고현정, 고소영, 이나영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을 경쟁적으로 자사 아파트 광고모델로 내세웠다. 하지만 지금 톱스타가 등장하는 아파트 광고를 찾아보기 힘들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배우 신민아 씨를 포스코건설이 배우 장동건 씨를 기용하는 정도다.

주요기사
그 대신 대림산업은 일반인이 출연하는 ‘진심이 짓는다’는 콘셉트의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2년째 해오고 있다. 대우건설은 ‘정대우 과장’과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 광고모델로 캐나다 출신의 세계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앙드레 가뇽 씨를 기용하고 있다.

이영애를 7년간 모델로 내세웠던 GS건설은 최근 비틀스의 노래 ‘헤이 주드’를 앞세워 ‘메이드 인 자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캠페인 광고를 통해 자이가 강조하는 첨단 주거문화를 소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도 9월 신민아와 계약이 끝나면 톱스타 마케팅에서 벗어난 광고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톱스타 실패 vs 마케팅의 진화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톱스타 모델 마케팅의 실패라는 분석과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마케팅 활동의 진화라는 해석이다.

김백수 TBWA코리아의 차장은 “톱스타 위주의 광고가 모델만 기억하고 아파트 품질과 브랜드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마케팅 전략이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욱 KCC건설 영업관리부장도 “모든 아파트 브랜드가 톱스타 광고를 하니 차별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말 소비자를 대상으로 아파트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분석한 GS건설 관계자는 충격에 빠졌다. 설문조사 결과 50%가 넘는 소비자들이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와 관련해 이영애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아파트 품질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언급한 이는 적었다. 이에 따라 GS건설은 이영애 대신 캠페인 광고로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반면 이문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건설사가 브랜드 론칭 초기에는 인지도를 높이려고 톱스타를 썼지만 이제는 브랜드가 다 알려졌기 때문에 차별화된 이미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다양한 방식의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시장이 성숙해져 삼성의 ‘래미안’은 자부심, GS의 ‘자이’는 첨단, 대림의 ‘e편한세상’은 편리함, 대우의 ‘푸르지오’는 친환경 등으로 각자 차별화된 이미지를 획득했기 때문에 톱스타 광고와는 다른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여지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그래도 톱스타 마케팅은 유지된다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일시적인 변화라는 평가도 있다. 장성수 주택건설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톱스타를 쓰는 데 비용부담이 크다”며 “장기침체로 건설사가 돈이 없으니까 비용절감 차원에서 차선책으로 이런 마케팅 방식을 택한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 다시 톱스타를 앞세운 마케팅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소형 건설사들은 “구조조정 여파에 광고까지 못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많이 떨어졌다”며 “다시 여건이 좋아지면 마케팅 전략을 새로 세워야 하는데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톱스타만 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정지원 브랜드메이저 대표는 “톱스타를 통한 보여주기식 광고에 매달렸던 건설사들이 부동산 불황기를 맞아 브랜드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바람직한 변화”라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