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등급 강등 후폭풍]S&P, 美국책모기지社도 신용 강등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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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동치는 세계 증시
다우지수 개장초 2%대 하락… 상하이지수 1년만에 최저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쓰나미’는 8일 아시아 증시를 초토화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 대부분 아시아 국가의 주가는 8일 일제히 하락했다. 간밤 유럽중앙은행(ECB)이 재정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를 매입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하고 주요 7개국(G7)이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투자심리를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시아 증시는 세계 경제에 대한 불신을 반영하며 글로벌 증시 동반 하락의 물꼬를 텄다.

하락이 두드러진 곳은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과 대만 증시였다. 한국 증시는 코스닥이 10% 이상 폭락하면서 거래를 잠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하락폭을 크게 키워 주변 아시아 증시의 하락 도미노를 유발했다. 대만증시의 자취안지수도 공교롭게 한국과 똑같이 3.82%가 급락해서 7,552.80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른 아시아 지역도 2% 이상의 하락폭을 나타냈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202.32엔(2.18%) 하락한 9,097.56엔, 토픽스지수는 18.10포인트(2.26%) 내린 782.86으로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99.60포인트(3.79%) 급락한 2,526.82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522.52포인트(2.49%) 급락한 20,423.60에 마감됐으며 여타 아시아 증시도 하락세였다. 싱가포르지수는 ―3.70%, 인도네시아지수는 ―1.82%, 태국 지수는 ―1.39%를 나타냈다.

8일 유럽증시도 주가 하락세를 피하지는 못했다. 한국 시간으로 오후 11시 반 현재 영국 FTSE지수는 1.82%, 독일 DAX 지수는 2.85%, 프랑스 CAC40 지수는 2.39% 각각 떨어졌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증시는 개장 직후 반짝 상승세를 보여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 심화의 도화선이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증시는 ECB의 개입 가능성으로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역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한편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약보합으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하락폭이 커지면서 이날 오후 11시 반(한국 시간) 2%대의 하락세를 보였고 나스닥지수는 개장 직후부터 3% 정도 급락한 뒤 시간이 지나도 이 하락폭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의 국책모기지 회사인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신용등급을 트리플A에서 더블A+ 등급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글로벌 증시 폭락은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악재로 작용한 가운데 국제공조에도 미국 경기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9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기 진작책이 나오지 않으면 당분간 주가는 후퇴 국면을 지속할 것이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시아 증시의 영향을 받아 유럽과 미국 증시가 출렁이고 이는 다시 아시아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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