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의 ‘과당경쟁’ 논란을 바라보는 금융권과 금융당국의 시각에 온도차가 느껴지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아직까지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지만, 금융당국은 자산 확대 등 은행 간 경쟁을 예의주시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사진)은 4일 금융권의 과당경쟁 논란과 관련해 “KB금융이 자다가 깨니까 (타 은행들이) 무서워서 그러는 것 같지만 잘 모른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과당경쟁보다) 대기업과 외환, 무역금융, 퇴직연금 등 새 비즈니스를 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했다. 또 “국민은행의 연체율 상승은 금융위기 여진에 따른 것으로 큰 문제없다”며 “KB국민카드는 연체율이 줄어들고 있으며 과거 카드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위험 관리에 신경 쓸 것을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국민은행의 기업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주 실시한 국민은행 예비검사 결과 국민은행의 기업대출규모가 올 들어 2개월 만에 1조 원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메가뱅크론 등에 휩쓸려 은행들이 자산 경쟁에 나설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자산규모 1위인 국민은행이 영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경우 시장을 뺏기지 않으려는 다른 은행들까지 경쟁에 나서 과열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금감원은 국민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의 과당경쟁 사례가 보이면 정기검사 일정과 관계없이 다른 은행도 연계 검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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