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됩시다]회복조짐 中본토펀드… 환매 ‘뭉칫돈’ U턴할까

  • 동아일보

지난해 ‘나 홀로’ 뭉칫돈을 끌어들이며 인기를 끌었던 중국 본토펀드가 올 들어 지독한 환매에 시달리고 있다. 작년 1조2000억 원 이상이 순유입된 중국 본토펀드에서 올해 석 달여간 1000억 원에 가까운 돈이 이탈했다. 기대한 것보다 수익률이 부진했던 데다 작년 말부터 중국 긴축 이슈가 본격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국 본토펀드로 ‘자금 U턴’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중국 증시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신상품 판매를 저울질하던 운용사들도 속속 펀드를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긴축정책으로 중국 증시가 부진했지만 장기적으로 중국의 성장성을 따라갈 만한 곳이 없다”며 “1년 반째 이어져온 조정으로 주가 수준이 낮아진 만큼 지금이 투자기회”라고 말했다.

○ 올해 뭉칫돈 빠져나갔지만…

3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9일까지 중국 본토 펀드 29개에서 총 995억 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지난해 대부분의 펀드가 판매 한도를 소진한 것과 딴판이다. 작년 글로벌 증시가 10% 이상 오르는 동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4% 하락하며 본토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이 4.82%에 그치자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장밋빛 기대를 안고 가입한 투자자들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본토펀드 수익률이 ‘선방’하고 있다. 해외 주식형펀드가 연초 이후 평균 1.09% 하락한 반면 본토펀드는 평균 1.60% 올랐다. 마이너스 수익을 낸 인도 펀드나 아시아신흥국 펀드와 달리 3개월(4.56%), 6개월(8.46%)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

특히 작년 하반기 이후 강도 높게 추진됐던 긴축정책이 완화되면서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중국 정부는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자 작년 10월부터 최근까지 기준금리를 세 차례 올렸고 시중은행이 대출을 자제하도록 지급준비율을 20%까지 인상했다. 중동·북아프리카 정정 불안, 동일본 대지진 등 대외 악재가 불거지는 상황에도 지급준비율을 추가 인상했다.

○ 긴축 마무리 전망에 신상품 속속 나와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지급준비율 인상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며 2월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4.9%)도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만큼 긴축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는 “긴축정책이 거의 끝나고 있어 증시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금리와 지급준비율이 한 차례 더 인상되겠지만 중국 증시 밸류에이션이 최저점에 있는 데다 지난해 기업 순이익도 개선돼 투자 매력이 크다”고 전망했다.

29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 대비 5.34% 상승한 2,958로 아시아 증시 가운데 성적이 가장 좋다. 박매화 한화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는 2분기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며 투자가 성장을 이끄는 경기 개선 사이클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는 7%로 하향됐지만 가계 가처분소득 증가 목표는 7%로 상향돼 선투자, 후소비 순으로 모멘텀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한동안 뜸했던 중국 본토펀드 신상품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올 1월 1억 달러 규모의 중국 본토 증시 투자한도를 승인받은 KB자산운용은 23일 ‘KB중국 본토 A주식 펀드’를 내놓고 29일까지 139억 원어치를 판매했다. KTB자산운용도 중국 본토펀드를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며, 작년에 승인받은 판매 한도를 모두 소진한 동양투신운용도 한도를 다시 신청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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