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도 사학연금공단 이사장은 “올해는 금리상승 기조의 영향으로 채권투자 비중을 낮추는 대신 국내외 주식 비중을 늘리고 대체투자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주식시장에서 최근 2년만큼의 수익률을 내긴 힘들겠죠. 그래도 채권보다는 주식시장에 집중 투자해 연금의 수익성을 올리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주성도 사학연금공단 이사장은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투자의 큰 그림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다소 보수적 전망을 내놓은 이유는 금융당국이 금리인상 기조로 방향을 잡으면서 채권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데다 최근 주가 오름세가 빨랐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기대수익률을 낮춰 잡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 사학연금은 2009년 12.67%, 지난해 10.50%(잠정치) 수익률로 국내 연기금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올해는 목표치를 6.46%로 대폭 낮춰 잡았다.
주 이사장은 “수익률 목표치가 낮아졌지만 리스크는 더 커졌다는 게 큰 고민”이라며 “이를 위해 채권투자 비중을 낮추는 대신 국내외 주식 비중을 높이고 대체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총 11조9900억 원의 기금을 굴리는 사학연금의 지난해 말 기준 채권투자 비중은 62.81%, 주식이 21.84%다. 지난해 채권비중이 5%가량 줄고 주식비중이 3%가량 늘었지만 주식비중이 절반가량 되는 해외 연기금에 비해서는 아직 크게 부족하다. 올해는 국내 주식시장에 4058억 원, 해외 증시에 1001억 원가량을 각각 추가 투자해 연말까지 주식투자비중을 24.51%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채권투자비중은 58.77%로 낮추려고 한다.
주 이사장은 “올해 국내 증시를 여전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만 주가가 그동안 많이 올랐기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려 수익처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며 “해외 증시 가운데서는 경기회복 국면에 접어든 미국 시장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신흥국 투자를 강화해야 하겠지만 최근 2년간 크게 오른 점 때문에 신흥국 증시 투자는 타이밍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선진국 대 신흥국 투자비중이 5 대 5였다면 올해는 6 대 4 정도로 바꿀 계획이다. 채권은 투자매력이 높지 않은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에서 우량채권을 골라내 투자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모든 연기금의 공통된 행보이지만 사학연금도 올해 대체투자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외 부동산 투자 등에서 큰 손해를 봤던 연기금들은 이후 대체투자를 중단하다시피 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대체투자를 강화하는 추세다. 특히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원자재값이 강세를 보이자 해외자원개발, 부동산 투자에 나서려고 한다.
주 이사장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해진 만큼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한 자산에 투자해야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라며 “원유가격 상승을 감안해 해외 유전 투자계획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4.06%였던 대체투자 비중은 15.43%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사학연금공단이 예상하는 기금고갈 시기는 2033년이다. 주 이사장은 “제도적인 개혁 없이 기금 고갈을 효과적으로 늦추는 것은 수익률 제고뿐이므로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더라도 적극적으로 수익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도 “어느 한 분야 투자를 잘하기보다는 모든 투자에서 고른 성과를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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