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막론한 전체 회원국이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제 일자리 창출은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경제적 이슈 중 하나가 됐다. 국내 대기업들도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5대 그룹의 2010년 하반기 채용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삼성그룹은 대졸 신입사원과 경력사원 등 올해 모두 2만20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는 원래 계획 1만9000명보다 3000명이 늘어났고 지난해 1만5200명과 비교하면 약 45% 증가한 수치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올해 모두 5000여 명 선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800명보다 4% 정도 늘어난 수치이며 채용 규모를 더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K그룹은 올해 채용 규모를 당초 예정보다 30% 늘어난 2600명으로 확정했으며 LG그룹도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계획(1만 명)보다 50% 늘려 하반기에 5000여 명을 추가로 선발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상반기 공채 650명과 인턴 550명을 뽑은 데 이어 하반기에는 지난해보다 10% 많은 120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 정부, “구조적 문제”
사실 국내의 고용상황 악화는 구조적인 문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고용률은 하락했고 고용 창출력 또한 둔화 추세라는 것이다. 또 최근 대학진학률이 80%를 넘어서는 등 청년층의 고학력화가 급속히 진행돼 대졸 취업자들의 눈은 높아졌지만 이들을 수용할 만큼의 일자리는 늘지 않는 인력 수급의 ‘미스매치’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반면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곳도 있다. 중소기업들은 인력 수요가 적지 않음에도 고학력화된 청년층은 보수와 근무환경에서 불리한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청년층이 선호하는 기업 중 중소기업은 1.9%에 불과한 반면 23만 명에 이르는 사업체 부족인원 수요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인력 수급의 미스매치는 대학교육 등을 통한 전공별 인력 공급과 산업계 수요 변화와의 탄력적 대응이 불충분한 점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일자리 사업의 효과적 조기 시행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고용 시장 회복을 견인하고 △청년층과 중소기업 간, 산업수요와 대학교육 간 미스매치 등 구조적인 문제점을 개선하여 경제의 고용흡수력을 제고하며 △미래 전략산업을 고용과 연계 육성하여 장기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 창출과 산업의 미래경쟁력 확보를 동시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지경부의 올해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은 모두 7개로 3만1860명의 고용 창출 및 지원을 목표로 예선 1776억 원을 들여 일자리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 기업들, 고용 창출과 유지에 노력
국내 대기업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고용 창출과 유지에 노력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신수종 사업육성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세계경제가 불확실할 때 투자를 더 늘리고 인력도 더 많이 뽑아서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은 올 5월 반도체 3000명, 액정표시장치(LCD) 부문 4000명 등 총 1만 명의 신규 인력을 추가 채용할 계획을 밝혔다. 또 기존 주력사업뿐만 아니라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에서도 2020년까지 모두 4만5000명을 추가 고용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일자리 창출은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바로 신성장 동력인 친환경차 개발과 사회적 기업 설립,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건립이다.
SK는 취약 계층의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다. 사회적 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만들고 SK미소금융재단을 통해 저신용자들이 자립해서 일할 길을 열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사람을 안 뽑거나, 기존 인력을 내보내서는 안 된다”는 인재관을 가진 구본무 회장의 LG그룹은 신규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기존 인력 유지까지를 포함하는 실질적 차원의 일자리 늘리기를 실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는 올해 1만5000명을 신규로 채용하면서 국내 직원 수가 11만 명을 돌파하게 됐다. LG가 ‘11만 명 시대’를 연 데는 3차원(3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스마트TV, LED, 2차전지 등 미래 성장 사업 분야의 우수 인재 확보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KT는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벌이고 1인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들을 위한 사무공간도 마련해 이를 값싸게 빌려주는 등 창업을 북돋우며 일자리를 늘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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