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대통령 친구, 천 회장 귀국하시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9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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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구속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검찰의 구속 수사 방침이 주목을 끄는 것은 그가 이명박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 애들 말로 '절친'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과 고려대 61학번 동기인 천 회장은 지난 대선에서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천 회장이 대통령과의 친분을 믿고 좋지 않은 일에 개입하고 있다는 혐의는 오래전부터 나돌았지요.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08년에 벌써 천 회장은 '박연차 게이트'로 수사를 받고 주가조작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71억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지금 나오고 있는 혐의는 천 회장이 2008년에 또 임천공업 대표에게서 대출 알선 청탁과 함께 40억 원 대의 금품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천 회장은 두 달 전에 이미 일본으로 출국해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귀국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어쩌면 천 회장은 대통령 친구인 자신을 검찰이 어쩌지 못하리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검찰은 천 회장에게 "귀국하라"고 말로만 촉구했을 뿐, 철저한 수사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아무리 '공정한 사회'를 외쳐도 제대로 먹히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특히 똑같은 정치권 로비인데 C& 그룹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수사하고, 대통령 친구는 봐주는 권력을 공정하다고 할 순 없으니까요.

검찰이 어제 천 회장 사무실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을 벌인 것은 어쩌면 청와대에서 천 회장을 '버리는 카드'로 결론 내렸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친구라고 해도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바꿀 수는 없다는 판단을 했겠지요.

만일 청와대가 검찰에 신호를 보냈다면 천 회장에게도 같은 신호를 보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보다 더 좋은 건 천 회장이 제 발로 귀국해 수사를 받는 것이고, 다시는 대통령을 팔아먹는 '측근 비리'가 나오지 않는 것이겠지요.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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