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12년 아프리카서 도요타 누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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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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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신차 판매의 40% 차지… 남아共선 판매량 80% 증가

14일 이집트 기자 지역 현대차 조립공장에서 만난 박철호 부사장은 “이집트를 비롯한 아프리카 지역의 현대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현재 연간 2만 대 생산규모를 7만 대 수준으로 늘리는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기자=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14일 이집트 기자 지역 현대차 조립공장에서 만난 박철호 부사장은 “이집트를 비롯한 아프리카 지역의 현대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현재 연간 2만 대 생산규모를 7만 대 수준으로 늘리는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기자=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아프리카는 현대자동차가 도요타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서는 최초의 대륙이 될 것이다.”(이집트 현지 자동차업계 관계자)

14일(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 도심. 2차로를 3차로 도로라도 되는 양 꽉 메우고 있는 자동차 행렬들 사이로 익숙한 디자인의 차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아반떼, 베르나, 엑센트, 쏘나타…. 서울에서는 이제 찾아보기 힘든 엑셀을 비롯해 스타렉스 같은 승합차도 여럿 눈에 띄었다.

○ 시장 점유율 11.9%로 2위

아프리카에서 현대차의 돌진이 심상치 않다. 그 기운은 아프리카 대륙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이집트에서부터 체감할 수 있다. 현재 이집트 신차 판매량의 40%를 차지하는 것은 현대차. 부동의 1위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놓고 봤을 때도 현대차의 성장은 눈에 띈다. 지난해 현대차의 아프리카 시장 점유율은 11.9%로 12.5%를 차지한 도요타에 이어 2위였다. 최근 도요타의 점유율이 점점 하락한 반면 현대차는 계속 상승해온 것을 고려하면 2012∼2013년경에는 현대차가 1위에 오를 것이라는 게 현지 자동차 업계의 분석이다. 이장호 현대차 이집트 법인장은 “일부 아프리카 지역은 차가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월드컵 이후 남아공에서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고 귀띔했다.

○ 현지 생산능력도 3배 이상 확대

이집트는 현대차의 아프리카 공략의 ‘전략적 요충지’가 되고 있다. 노철 KOTRA 카이로 무역관장은 “이집트 8300만 인구 중 84%는 45세 이하의 젊은층”이라며 “인구가 많고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뿐 아니라 다른 한국 기업들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특히 이집트 차의 절반 이상은 20년 이상 연식의 낡은 차들이어서 자동차 시장 전망이 더욱 밝다는 게 노 관장의 설명.

현대차는 이집트 시장에 두 가지 방식으로 공급되고 있다. 신형차는 국내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완제품 형태로 수출되고, 베르나 같은 구형모델은 이집트 현지 기업이 전체 지분을 소유한 조립공장을 통해 라이선스 방식으로 생산된다.

14일 찾은 카이로 인근 기자 지역의 현대차 조립공장에서는 750여 명의 이집트 현지 직원들이 2교대로 베르나를 생산하고 있었다. 공장 운영을 총괄하는 박철호 부사장은 “조립만 이집트에서 할 뿐 엔진, 트랜스미션과 같은 핵심 부품은 전량 한국에서 수입한다”며 “이집트에서 가장 큰 자동차 공장에서 일한다는 현지 직원들의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찾은 현대차 조립공장은 연간 2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설비를 7만 대 규모로 늘리는 증설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었다. 아프리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종전까지 수입 판매만 해왔던 도요타도 이집트 현지에 생산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아프리카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자동차 기업 간 판매 경쟁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카이로·기자=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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