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료 1년만에 또 인상… 소비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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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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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탑승객-화물량 역대최대 실적 냈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지만 계속 오르는 항공료에 승객들은 ‘울상’이다. 특히 항공사들의 신고만으로 요금 인상이 가능한 노선만 오르고 있어 노선별 요금 인상의 ‘쏠림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실적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4∼6월)에 매출 1조2388억 원, 영업이익 1775억 원 등 창사 이래 최고의 분기 실적을 거뒀다. 13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대한항공 역시 매출 2조5000억 원 이상, 영업이익은 3400억 원 이상을 거둘 것으로 전망돼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 예상된다. 두 항공사는 1분기(1∼3월)에도 2분기에 육박하는 실적을 거뒀으며, 이 같은 항공업계 호황은 내년 초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항공화물 물동량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항공화물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5.4% 증가한 72만8849t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수입과 수출을 합한 전체 항공화물 물동량도 27.2% 증가한 133만6949t으로 2008년 최고기록(126만206t)을 경신했다.

7월 한 달 동안 두 항공사를 이용한 승객 수 역시 역대 최고치였다. 대한항공의 경우 7월 국제선 이용객이 133만3000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국제선 이용객 130만 명을 넘어섰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국제선에서 90만4000명을 실어 날라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 오르는 노선 계속 올라


항공료는 지난해에 이어 1년 만에 또다시 올라 이용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1일부터 미국, 캐나다, 터키,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등 총 13개 국가의 28개 노선에서 항공료를 5∼10% 올렸다. 지난해 6월 똑같은 노선에서 5∼10% 올린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최대 20%가 오른 셈이다.

대한항공의 요금 인상 후 여론의 눈치를 살피던 아시아나항공도 16일부터 5개국 9개 노선에서 항공료를 3∼10% 인상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009년 6월 인천∼뉴욕 노선의 이코노미석 공시운임을 412만9000원에서 454만2000원으로 올린 데 이어 이번에 다시 477만7000원으로 인상한다. 공시운임은 항공사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요금을 뜻한다.

오르는 노선만 계속 오른다는 것도 소비자들에게는 큰 불만이다. 현재 항공료 책정은 한국과 해당 국가 간 협정에 따라 방식이 결정된다. 정부 인가가 필요한 인가제 방식과 항공사의 신고로 요금이 결정되는 신고제 방식이 있다. 인가제를 도입하고 있는 주요 국가는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아랍에미리트 등이며 아시아에선 일본, 중국, 홍콩, 필리핀, 태국 등이다. 신고제 국가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터키, 러시아, 호주, 말레이시아 등이다.

지난해와 올해 항공료가 인상된 곳은 모두 신고제 방식으로 항공료를 책정하는 노선이며 인가제 노선은 2006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한 차례도 오른 적이 없었다. 정부가 물가 인상 등을 우려해 항공사의 항공료 인상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항공사 관계자는 “인가제 노선에 대한 항공료 인상도 정부에 요청했지만 계속 거부당했다”며 “새 기종 도입과 서비스 개선 등을 위해 비교적 인상이 쉬운 신고제 노선을 중심으로 항공료를 올려야 했다”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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