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스폰서 6개기업, 마케팅 누가 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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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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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두바이를 출발해 서울로 향하는 에미레이트항공 A380 기내 안에서 승객들이 개인 스크린을 통해 월드컵 경기를 즐기고 있는 
모습(위)과 현대·기아자동차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OR탐보 공항에 설치해 눈길을 끌고 있는 축구공 디자인의 분리수거함. 
두바이·요하네스버그=강혜승  기자
20일 두바이를 출발해 서울로 향하는 에미레이트항공 A380 기내 안에서 승객들이 개인 스크린을 통해 월드컵 경기를 즐기고 있는 모습(위)과 현대·기아자동차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OR탐보 공항에 설치해 눈길을 끌고 있는 축구공 디자인의 분리수거함. 두바이·요하네스버그=강혜승 기자
월드컵 열기가 한창인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날아가는 상공 위에서도 경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에미레이트항공이 유일한 답이다. 현지에서 입장권을 살 때도 현금 외에는 비자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경기장 내에서 목이라도 축이려면 코카콜라 제품을 마셔야 한다. 경기장 매점에서는 코카콜라 외의 음료를 팔지 않는다.

■ 에미레이트항공 : 기내서 대형스크린 경기 중계
■ 아디다스 : 공인구 자불라니 홍보 활용
■ 소니 : 3D 입체영상 각국에 생중계
■ 현대·기아차 : 축구공 모양 분리수거함 설치
■ 코카콜라 : 경기장 내 매장서 독점 판매
■ 비자카드 : 현지 입장권 비자로만 결제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사들의 축제로 불리는 이유다. 에미레이트항공, 현대·기아자동차, 아디다스, 코카콜라, 소니, 비자카드 등 FIFA의 공식 파트너 타이틀을 따낸 6개 업체가 치열한 마케팅으로 남아공 현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6개 업체가 파트너 계약금으로 FIFA에 낸 돈만 6억6000만 달러(약 7900억 원). 업체들이 기대하는 월드컵 효과는 천문학적 금액 그 이상이다.

○ 상공에서 재현되는 월드컵 열기

“브라질과 북한의 경기는 2-1로 브라질이 승리했습니다. 기체가 흔들리니 안전벨트 사인이 꺼질 때까지 벨트를 매주시기 바랍니다.” 16일(현지 시간) 두바이를 출발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로 향하는 에미레이트항공 기내 안은 지상의 축구 열기를 하늘 위로 옮겨놓은 듯 들썩였다. 기내 곳곳의 대형 스크린은 물론 승객들의 개인 스크린에서도 월드컵 경기가 펼쳐졌다. 스크린 메시지와 기내 방송을 통한 경기 속보도 이어졌다.

항공사로서는 유일하게 기내에서 월드컵 경기를 중계하는 에미레이트항공은 요즘 월드컵 특수(特需) 덕분에 80%가 넘는 탑승률을 자랑한다. FIFA 공식 파트너인 이 항공사는 독점 중계에 이어 항공권과 호텔, 경기 입장권, 현지 교통편 등을 묶은 월드컵 투어 패키지까지 선보이고 있다. “남아공의 치안 문제로 패키지의 판매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내다본 마케팅”이라는 게 항공사 측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주요 시장 23개국에서 당첨된 116명을 남아공으로 초대해 월드컵 투어 패키지를 직접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 상품 판매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가 월드컵 마케팅의 주 목적이다. 에미레이트항공 관계자는 “항공사는 특히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주기 쉽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언어인 스포츠 스폰서십은 최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특히 FIFA가 경기장의 광고판(A-Board)을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으로 전면 교체해 로고 노출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월드컵 경기 이상의 마케팅 경기

공식 파트너의 마케팅 전쟁은 기내에 이어 공항에서부터 본격화된다. 요하네스버그 OR탐보 공항을 가득 채운 수많은 광고판 중에서도 현대·기아차는 축구공 모양으로 디자인한 분리수거함을 설치해 차별화를 꾀했다. 독일 월드컵 당시 64개 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15분간 브랜드를 노출해 7조 원의 홍보 효과를 봤던 현대·기아차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비자카드는 FIFA 월드컵 관련 행사의 유일한 지불 결제 부문 파트너사로 활동하며 ‘Go fan(축구팬들이여 일어나라)’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 시내 번화가인 멜로즈 아치 거리에는 월드컵 참가국 32개 팀의 국기를 감각적으로 시각화한 비자카드의 플래카드가 펄럭이는데, 국적을 초월한 축구 열기를 비자카드와 연계하고자 하는 시도가 엿보인다.

이 밖에 아디다스는 월드컵 공인구 ‘자불라니’를 선보였고, 코카콜라는 현지 경기장에서 비알코올 음료 부문 독점적 판매권을 누리고 있다. 또 소니는 17일 치러진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 등 25개 경기를 3차원(3D) 입체 영상으로 각국에 생중계해 3D산업의 주도권을 노리는 등 스폰서 업체들의 마케팅 경쟁이 월드컵 경기 못지않게 치열하다.

요하네스버그=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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