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현지공장 노무관리 중시… 불편 해소-소통 경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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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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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희 중국삼성 사장 ‘현지화경영’ 강조
최근 외자기업 파업 불거져도 7만여명 사업장 큰 걱정 없어

박근희 중국삼성 사장이 10일 중국 베이징의 본사 사무실에서 중국 노동자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다양한 경영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박근희 중국삼성 사장이 10일 중국 베이징의 본사 사무실에서 중국 노동자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다양한 경영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도 경제성장과 소득수준 향상 등에 따라 근로자의 욕구가 분출하면서 잇단 파업 등 미국 일본 한국이 거쳤던 진통을 거칠 것이라고 늘 생각해 왔습니다. 중국이 진통의 시기가 시작됐는지에 대해서는 속단하기 어렵지만 미리 대비하는 마음으로 노사관리를 해왔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중국에서 일본 혼다자동차와 대만 폭스콘 등 외자계 기업을 중심으로 파업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10일 중국삼성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박근희 사장(사진)은 “아직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노사관계에 회오리바람이 불고 있는 것을 편안하게 볼 수만은 없음을 내비쳤다. 중국 39개 생산법인과 34개 영업법인에 7만3000여 명이 근무하는 사업장 구석구석에 근로자가 불만을 제기할 소지가 있을 만한 사각지대는 없는지 세심히 살피도록 지시한 것도 그 때문이다.

박 사장은 “외자기업이 중국에서 안정적인 노사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규정한 최저임금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합법 경영은 물론 한 걸음 나아가 근로자와 경영진, 그리고 근로자 간 원활한 소통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이 직접 뽑은 사원협의회를 통해 경영진과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매월 두 차례 사장이 전 직원에게 ‘CEO 메시지’를 보내고 회신은 사장만 열어보도록 함으로써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메시지에 담긴 ‘삼성 신경영’ 철학을 통해 근로자들은 삼성이 왜 글로벌 기업이 됐는지를 알고 글로벌 기업에 근무하는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현장 보직간부의 92%가 현지인”이라며 “‘경영의 현지화, 현장화’야말로 외자기업이 성공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또 법인장들에게 불만이 나오기 전에 미리 감지하고 파악해 신속히 대응하는 ‘선행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법인장들이 길게는 1주일간 직원 기숙사에 머물며 불편 사항이 없는지를 찾아내 개선하는 것은 많은 사례 중 하나다.

매년 개최하는 중국 내 전 법인 대항 축구대회는 수만 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 사원들의 소속감과 일체감을 높이는 것으로 일정 규모 이상이 안 되는 외자기업은 흉내 낼 수 없는 ‘삼성표 단합대회’다. 박 사장은 “대규모 행사는 제한이 있는 만큼 각 법인은 연중 쉬지 않고 어떤 형태로든 직원들 사이의 소통과 단합을 위한 행사를 열도록 법인장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인별로 합창단을 두고 매년 법인 대항 합창대회를 여는 것은 ‘노래가 나오는 사업장이 최고의 사업장’이라는 박 사장의 신념 때문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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