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발랄한 이 문장들은 이번 주부터 시작된 온라인게임개발업체 엔씨소프트의 상반기 신입 경력 공채 광고카피 문구들. 이 문구를 보면 ‘게임회사=튀는 인재 채용’이라는 공식이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튄다고 해서 반드시 살아남는 것은 아니다.
상반기 중 100명 이상을 채용하는 엔씨소프트는 올해 5월 처음으로 인턴제를 도입했다. 인턴제는 포스코 CJ 등 최근 대기업들이 도입한 채용제도.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시범적으로 이 제도를 운영했고 내부 반응이 좋아 올해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대기업 인턴제를 벤치마킹할 정도로 조직이 커져 그 조직을 이끌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 엔씨소프트의 생각이다. 엔씨소프트 채용 관계자는 “업무능력과 대인관계 등으로 선발을 위한 평가항목이 더 세밀하고 엄격해졌다”고 말했다.
○ 엔씨소프트 인턴제 도입
최근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이 인재 채용방식을 바꾸고 있다. 인재상도 튀는 스타일이나 화려한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아니라 조직문화에 잘 어울리고 소통이 잘 되는 인물로 바뀌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인재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인턴십’도 검토 중이다. 또 전공과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게 한 ‘교차지원’ 제도도 마련했다. 지금까지는 아트, 디자인, 프로그래밍 등 게임 개발 내의 세세한 분야는 전공자 위주로 뽑았다. 경력이나 해당 기술이 없으면 지원 자체가 어려웠다.
최근 공채를 마친 넥슨은 ‘소통형 인재’를 가장 큰 화두로 꼽고 ‘팀 면접’ 전형을 포함했다. 그간 면접에는 임원 몇 명이 참여했으나 이번에는 지원자가 지원한 팀의 말단직원까지 면접에 들어가게 했다. 팀 전원이 함께 일할 동료를 스스로 뽑게 하자는 취지다. 넥슨 인사팀 백한주 파트장은 “게임 개발만큼 중요한 것이 팀원 간의 소통과 협력”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대기업에서 주로 하는 아이디어 공모전도 도입해 1등으로 선발된 팀 5명 전원을 뽑기도 했다.
게임업체들은 대기업이 내세우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한다. 이는 갈수록 경력보다 신입직원을 선호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CJ인터넷은 지난해 신입 공채 인원을 30% 늘렸고 올해는 30% 더 뽑을 예정이다. 비대해진 조직을 이끌기 위해 충성도 높은 신입직원을 공격적으로 찾고자 하는 것이라고 CJ인터넷은 설명했다.
○ “기존 인력으론 발전 힘들다”
네오위즈게임즈 인사팀 박천호 과장은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신입직원을 뽑아 교육하기보다는 경험 많은 경력직을 뽑아 단시간에 작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게임업계 경력직 채용 비율은 61.1%로 신입(38.9%)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물론 이 덕분에 국내 온라인게임산업은 10여 년 만에 3조 원이 넘는 규모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었다. 주목 받는 인재 몇 명을 두고 ‘돌려 막기’ 식 싸움이 일어났던 것이 사실. 또 이른바 돈 되는 게임 개발에 몰두하는 바람에 ‘장르 편식’이라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한국 온라인게임업계가 기존 인력으로는 발전이 힘들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작인력양성팀 김용준 과장은 “한 해 매출 1조 원을 바라보는 업체나 20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는 업체가 나오는 등 업계가 전반적으로 대규모 조직으로 변한 만큼 근시안적인 사고에서 탈피해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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